시간이 머무는 마당
우리는 경쟁하듯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방 한구석,
한지가 덧대어진 작은 문이 있었다.
그 문을 열면 바람 한 줄기와 함께
바깥 풍경이 우리를 반겨줬다.
디딤돌 위엔 고무신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맞은편 담장엔 이름 모를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선홍빛 열매를 입에 넣으면
톡 하고 터지는 새콤한 맛에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곤 했다.
느슨하게 내려앉은 햇살 속에서 작은 강아지들이 이리저리 뛰놀던 그 앞마당엔 생명의 기척이 가득했다.
부엌 한 편에서 어른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할 때면 커다란 가마솥 틈 사이로 밥 냄새, 불 냄새가 새어 나왔다.
나는 방바닥에 엎드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날의 식사를 기대하곤 했다.
그러나 정다웠던 풍경은 밤이 되면 사라졌다.
불이 꺼진 마당은 칠흑처럼 어두워졌고,
별들만이 환히 빛났다.
나는 새까만 어둠을 뚫고
혼자 화장실에 갈 용기는 없었다.
눈을 꼭 감고 열심히 참을 뿐이었다.
거기 빠졌다는 사람 얘기를 들은 뒤론 더더욱.
화장실은 곤욕이었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밤은 무서웠지만,
마당에서 별을 올려다보는 일은 좋았다.
그 집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그 작은 문 앞에 앉아 있는 기분이다.
오래된 기억의 창고 속,
늘 햇살 좋은 날로 남아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