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레테콰르텟의 비올리스트 장윤선 님이 말하는 현악사중주
지난 5월 14일, 우리나라 현악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 콩쿠르는 매년 클래식 음악 장르 부문이 바뀌어요. 올해 16년 만에 현악사중주단을 대상으로 한 콩쿠르가 열렸고, 아레테 콰르텟이 1위와 특별상 5개를 수상했다고 해요. 이번 세 번째 인터뷰이로, 맅업은 아레테 콰르텟의 비올리스트 장윤선 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인홍: 이번 콩쿠르 수상 정말 축하드립니다.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서 수상을 하시고 한국에서 많은 축하 인사가 있었을 것 같아요.
윤선 : 저희가 프라하 봄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바로 기사가 나서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분들한테 축하를 받았습니다.
아레테 콰르텟의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콩쿠르 파이널 무대 영상
인홍 : 저도 아레테 콰르텟 수상 소식을 기사를 통해 접했는데요. 타지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좋은 뉴스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뭉클해지더라고요. 먼저 현악사중주라는 장르가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현악사중주는 무엇인가요?
윤선 : 현악사중주는 말 그대로 바이올린 2대, 비올라 1대, 첼로 1대로, 현악기 4개로 이루어진 구성이에요.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현악사중주가 실내악에서 가장 꽃이라고 말하는 만큼 정말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그래서 현악사중주를 위한 클래식 음악 곡들이 많이 있죠.
인홍 : 현악사중주에서 악기마다 어떤 역할이 있나요?
윤선 : 현악사중주에선 바이올린이 2대로, 퍼스트 바이올린과 세컨드 바이올린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클래식 음악에서 고전시대, 흔히 말하는 하이든, 모차르트가 작곡한 그 시대에는 퍼스트 바이올린이 보통 멜로디 연주를 다 하고, 나머지는 반주 파트를 연주했어요.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세컨드 바이올린에게도 멜로디를 주고, 더 시간을 지나면 비올라한테도 멜로디를 엄청 많이 줬는데요. 그래서 낭만시대 곡을 연주하면 첼리스트는 물론, 비올리스트인 저도 멜로디 연주를 많이 하죠.
인홍: 그렇군요. 그럼 아레테 콰르텟은 어떻게 결성되었나요? 그리고 팀명인 아레테(Arete)의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윤선: 아레테 콰르텟은 처음에 방학 때 친구들끼리 만나서 실내악으로 연주를 해보자고 해서 시작되었어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년 간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제가 현악사중주를 유독 좋아해서 현악사중주단을 만들어보자 해서 저희 4명이 모이게 되었죠. 그리고 저희 팀 이름인 아레테(Arete)는 고대 그리스어로 '어떤 분야의 최고'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외국에선 아레테(Arete)를 '도달했다'라는 뜻으로 많이 쓰여서 현악사중주에서 최고가 되어보자라는 목표를 담아 이 이름으로 선택하게 되었어요.
인홍: 멋진 이름이네요. 올해 3월 아레테 콰르텟 팀 전체가 함께 유학을 가셨는데 어떻게 다 같이 유학을 가기로 결정하게 되었나요?
윤선: 원래 퍼스트 바이올리니스트와 첼리니스트는 먼저 독일에서 공부할 대학교에 붙었었는데요. 저희가 아레테 콰르텟을 만들면서 팀원 모두 실내악에 대한 열정이 많아 혼자 유학을 가는 것보다 팀으로 다 같이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또 저희를 가르쳐주신 노부스 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선생님께서 독일 뮌헨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으셔서 뮌헨으로 유학 가는 걸 추천해주셨는데요. 그래서 작년에 독일 뮌헨에서 2박 3일 시험을 보고 올해 3월 팀 전체가 함께 유학을 오게 되었어요.
인홍: 팀 전체가 다 같이 유학을 가는 게 쉽지 않을 텐데 대단하네요. 제가 유튜브에서 윤선 님께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클래식 음악 채널 '또모'와 '클튜브'에서 활동한 모습을 봤는데요. 오랫동안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시다가 현악사중주에서 비올리스트로 전향한 이유가 있을까요?
윤선: 음, 전 원래부터 하나만 하는 걸 잘 못했어요. 그나마 가장 오래 한 게, 바이올린인데요(웃음).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다른 악기에도 관심이 있었죠. 그리고 대학 와서 무조건 비올라 수업을 들어야 해서 수강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고요. 그때부터 비올라를 조금씩 접하면서 연주해보고 싶단 생각이 있었는데요. 현악사중주단을 시작할 때, 누군가는 비올라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호기심과 모험심이 작동했죠. 또 다 잘해보고 싶단 개인적인 욕심으로 비올라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인홍 : 그럼 바이올린과 비올라 연주법의 차이가 있을까요?
윤선 : 우선 악기 음역대가 바이올린에 비해 비올라가 더 낮아요. 바이올린에 비해 비올라 악기가 더 크다 보니까 더 중후한 소리를 낼 수 있는데요. 가장 큰 차이점은 바이올린은 어떻게 해도 소리가 잘 나지만, 비올라는 바이올린처럼 연주하면 소리가 깽깽이처럼 나요. 악기에 더 무게를 싣고, 더 통 큰 느낌으로 연주를 해야 비올라만의 느낌이 나오더라고요. 사실 바이올린을 오래 연주해서 아직도 이 부분이 어려워요.
인홍 : 그렇군요. 그럼 현악사중주에선 비올라가 다른 악기 간에 다리 역할을 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윤선 : 개인적으로 비올라의 역할이 다른 악기들 사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이라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저는 원래 멜로디가 나오면 긴장을 많이 하는데 반주하는 걸 더 좋아하는 성향이라 반주를 하면서 같이 멜로디를 느끼고 이동하는 게 훨씬 재미있어요.
인홍: 왠지 비올라와 윤선 님의 성격이 닮아있는 것 같아서 신기하네요. 그렇다면 현악사중주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경험이 어떻게 도움이 되시나요?
윤선: 아무래도 기존 바이올린으로 연주해봤던 현악사중주 곡들이 있다 보니 처음에 비올라 파트를 몰라도 바이올린 파트를 알고 있으니깐 어떻게 연주해야 합이 더 잘 맞는지 알고 있는데요. 악보를 보고 머릿속으로 비올라 파트를 구상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어 소개
인홍 | INHONG
영국 런던에서 문화예술을 공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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