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서

236부터 240까지

by 여름

236

아이들은 하나같이

다 우주 같아서

각기 제 이름이 있고


축축하기도 하고

마르기도 하며

빛을 내기도 하고

어둠을 간직하기도 한다.


우주같이 황홀한 두 사람이

만나

세상에 하나뿐인 행성을 낳으면

또 다른 우주가 되는게 분명한데


어쩐지 학교에 오는 행성들은

가끔, 너무 슬픈 표정으로

눈망울에 물을 그득히 채우고

또르르 소리를 낸다.


우주도 행성도 뭣도 아니라

지구인인 되어버린 나는

혹시나 행복해질까 싶은 맘에

주문처럼 별 이름만 나직이 불러본다.


237

내가 분명 그 말을 다 아는데도

낯선 도시에 가면

씌여진 글자가 들리는 방송이

다 한국말인데도


글자모르고 소리모르는

사람처럼

멍하는 순간이 있다.


어느 나라에서

어느 도시에서

무언가를 타고

정류장을 지나다가


어느 순간 어색함이 사라지면

그 곳은 더이상 여행지가 아니다

떠날 채비를 해야한다.


238

일이나 사람

하나만

기대해야 할까?


일도 잘 하고

사람도 좋은

그런 건 너무 이상적인걸까?


누구에게는 호인이지만

누구에게는 악인인게

인간의 아이러니라면


나도 그러니까 뭐

하고

툭 털어야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운동장 먼지 털 듯

툭 하고 털기엔


일도 못하고 사람도 별로인 경우가

저 자리에 너무 아까운

모습을 가진 사람인 경우가

물위에 기름처럼 둥둥 떠다닌다.

자주 그렇게, 희석되지도 않고


239

내일 전쟁이 나도

오늘 사과나무 하나 심는게 인생이야.

자꾸 움직여야 돼.



75살 되셔서 업그레이드 된

금희요정말씀


240

그런거 있지 않나.

사람 관계 중에

그럴 줄 알았어

라고

후회할 걸 알면서


그렇게 하다가

진짜 이렇게 될 줄이야

라는

말을 하면서

마음이 죄책감이 드는 거


다들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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