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떠 있는 재미다.
내가 찾은 물놀이의 핵심이다. 아이와 함께 여름마다 빠지지 않는 물놀이에서, 긴 시간 동안 나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오랜 시간 끝에 찾았다. 아이와 함께 하는 물놀이에서는 고급스러운 수영 스킬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함께 그 옆에서 웃어주며 있어주는 것. 인내심을 갖고 그 공간에서 버텨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름의 즐거움을 갖고 그 시간을 지나올 수 있을까.
튜브였다.
나도 떠 있는 것이다. 힘들게 옆에서 서 있지 말고, 물속으로 함께 들어가서 나도 튜브를 이용한다. 힘을 빼고 튜브에 몸을 의지한 채, 물속에서 다리를 조금 들어 보면 있을 만했다. 오히려 아이보다 더 물놀이를 즐기는 나를 보기도 한다. 튜브는 물 위에 둥둥 떠있는 도넛이다.
해마다 달라지는 물놀이 콘셉트가 있다.
삼 년 전에는 코로나 탓으로 야외에 오픈된 수영장을 갔다. 마스크를 쓴 채로. 투명한 색의 침대형 튜브를 구입해 잘 놀았다. 아이의 애착 튜브였다. 재작년에는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사람이 적은 계곡으로 갔다. 계곡에서는 반은 물에 잠기는 형태의 튜브가 제격이다. 보라색 가지 모양의 큰 침대형 튜브에 가운데 옴폭한 부분이 망사형 재질로 되어 있어 적당에 물에 폭 들어갈 수 있는 튜브로 제대로 물을 즐겼다. 작년에는 해수욕장이었다. 그곳에서 대여하는 튜브로 신나게 놀고 온몸이 탔었다. 올해는 완전히 마스크를 벗고, 실내 수영장으로 간다. 튜브를 몇 개째 사는지 모르겠다. 아이가 어렸을 때 분명히 튜브를 샀던 것 같은데 여름마다 찾아보면 없다. 구명조끼도 사두면 다음 해에 작아져서 입지를 못한다.
다시 사러 갔다.
이제 몸집이 좀 커져서 75센티는 작다 80~90센티가 적당한 듯하다. 120센티가 진열되어 있는데 그건 너무 커 보였다. 100센티짜리로 구입했다. 무늬가 얼마나 다양한지 모른다. 수박 무늬, 딸기 무늬, 파인애플 무늬 과일 무늬를 다양하게 프린팅 했나 보다. 그게 물에 뜨면 상큼해 보이는 효과를 노린 건가. 우린 샛노란색 무늬에 파란색으로 영어 글자가 프린팅 된 것으로 택했다. 이제 핑크색에 집착하지 않고, 만화 캐릭터에 연연하지 않는, 철저히 '기능'만을 추구하는 아이를 보면서 많이 성장했음을 느꼈다. 원한 색은 아니지만, 선명한 색이 눈에 띄어 좋다.
집으로 오자마자 그 큰 튜브에 바람을 넣겠다고 아이가 불어댔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렇게 바람을 부는 행위는 어른에게 해 달랬는데, 이제 자기가 꺼내서 스스로 불어 다 완성할 만큼의 폐활량이 되었다. 이번 여름은 눈에 띄게 성장한 모습이 많이 보인다.
에어컨이 켜진 집 거실에서 튜브에 빵빵하게 바람을 넣으니 제법 크고 꽉 찬다. 그런데 그걸 보니, 어른인 나도 어서 빨리 저 튜브에 몸을 기대고 물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지는 충동을 느꼈다. 수심 1.2미터 유수풀 속에서 몸으로 그냥 서있는 것보다 튜브에 몸을 의지하고 흘러가는 대로 떠내려가는 맛이 좋기 때문이다.
물에 둥둥 떠있는 재미가 있다.
태아 시절 우리는 모두 물에 둥둥 떠 있었기 때문일까. 누군가는 물놀이하면 물속을 보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는데, 물 위에서만 노는 나는 아직 물놀이 하수인가 보다. 아직 가지 않은 여름 안에, 스노클링의 맛도 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