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곳에서 지켜내야 하고시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순간성이라는 가치가 돋보여 신비로운 대상이다.
그림책 <눈아이>에서
눈사람을 우연히 본 아이는 우와 우와 우와 말을 하는 그와 친구가 된다. 그런데 사라진 친구. 봄 여름 가을이 지나고 다시 겨울, 내 옛날 눈사람 친구를 만난다.
다시 만난 친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내 어린 시절 친구를 다시 만난듯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본다.
초등학교 여름 방학, 화채를 만들어 사진을 찍어 내는 숙제가 있어 우리는 친구 A의 집에서 함께 만들기로 했다. 친구네 집 부엌이 인상 깊었다.
오래된 주택이었는데 'ㄷ' 모양의 부엌 선반 아래서 우리는 바닥에 앉아 화채를 만들었다.
요리를 많이 한 집에서 나는 이 음식 저 음식이 섞인 쿰쿰한 냄새가 났고, 둘러앉아 사진을 찍는 내내 뭐가 그렇게 웃기는지 킥킥대느라 사진이 죄다 웃긴 표정으로 남아 있던 기억이 난다.
그날이 내 기억에 이렇게 오래 남아 있는 이유는 그 친구 집에서 봤던 밥그릇 때문이다. 우리 집 밥그릇에 비해 너무나도 작았던 그릇.우리 집에서는 저런 그릇에 고추장을 담아냈었는데 그 사이즈가 친구네 집에서는 밥그릇으로 쓰였다. 당연히 밥 양은 적었고, 부끄럼 많은 소녀는 그 밥이 작다고 결코 말하지 못했다.
친구 A네 집의 '작은 밥그릇'을 떠올리며 그때 우리가 깔깔거리던 여름의 사진 한컷을다시 만나 함께 이야기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