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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즈 Jun 22. 2024

국어를 잘하면 뭐가 좋아요

국어를 잘하면 뭐가 좋아요. 라는 질문에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잘하면 일상이 풍성해진다고 말하곤 했다. 음성언어로 듣고 말하는 행위는 일상의 모든 영역에 걸쳐있지 않은가. 읽고 쓰는 행위는 비교적 선택적인 활동이다. 읽으려고 시도하는 자, 쓰려고 마음먹은 자는 명확하게 나뉘니까. 의도를 갖고 주체적으로 읽고 쓰는 사람은 듣고 말하는 영역에서 스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요리에서 재료 준비와 같다. 요리를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신선한 재료를 손질하고 적절한 양념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우리의 언어 재료를 풍부하게 하고 표현력을 다듬어 다. 이렇게 잘 준비된 재료가 있어야 요리가 맛있게 완성되듯이, 읽기와 쓰기를 통해 쌓은 언어적 경험이 있어야 듣기와 말하기에서도 풍부하고 정확한 표현이 가능하다. 결국, 읽기와 쓰기는 듣기와 말하기의 기반을 다져주는 중요한 준비 과정이다.




'멜로가 체질'의 이병헌 감독 대본을 언급하고 싶다. '국어를 풍성하게 쓰는 예'라고 하면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드라마다.


"왜 입장을 바꿔요? 내 입장이 훨씬 좋은데"
극 중 범수(안재홍)가 진주(천우희)에게 던진 말.  


"돈은 언제까지 없는 거야?
돈은 계속 없는 거야. 지금은 공부하니까 없는 거야. 그러다 합격했어 공무원 됐어 안정적으로 월급 들어와 그럼 결혼하겠지? 그럼 집 구해야지? 그게 니집이야? 은행 집이야 또 없는 거야"     


소문, 우리가 직면한 그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대단하지도 않아요. 그에 비해서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은 대단해요. 당장 캐스팅을 해야 하고 남은 대본 작업을 맞춰야 하고 촬영을 해야 하고 평가를 받아야 돼요. 막 살 떨리게 무섭긴 한데 그 대단한 일이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설레지 않아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죠 / 알겠어요. 집중해요. / 그리고 또 해결해야 할 일이 있어요. 앞에 해결해야 할 일과는 비교도 안되게 대단한 사안인데 작가님이 해결할 수 있어요. / 또 뭐요. 해외 수출. 시즌 2. / 나요. 작가님 좋아하는 내 마음이요. 그냥 좋아하는 게 아니라 해결해야 할 만큼 내가 좋아해요.




이병헌 감독은 드라마 "멜로가 체질" 대본 집필 과정에서 그의 개인적 경험과 감정을 녹여내려 노력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에서 느낀 감정들을 캐릭터에 투영하며 진솔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대본을 작성하는 동안 그는 등장인물들이 진짜 사람처럼 느껴지기를 바랐고, 이를 위해 대사 하나하나에 많은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병헌 감독은 스토리가 자연스럽고 유머러스하게 전개되기를 원했으며,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와 관계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최종적으로, 그는 "멜로가 체질"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자 했습니다. -인터뷰 요약
드라마 "멜로가 체질"이 인기 있는 이유는 대본의 섬세함과 현실적인 공감에서 비롯됩니다. 이병헌 감독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캐릭터들의 대사를 세심하게 작성하여 인물들이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대본은 유머와 감동을 자연스럽게 융합하여 시청자들이 일상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감정 변화를 현실적으로 그려내어 시청자들이 자신을 투영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대본의 진솔함과 정교함이 "멜로가 체질"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입니다.-인터뷰 발췌




발화를 들으며 문장 사이사이에서 생각해 낼 수 있는 행간의 틈이 많다고 해야 할까. 어떤 지점은 깊고, 어떤 부분에서 넓게 확장적 사고가 가능하지 않을까. 말을 내뱉을 때도 이 문장, 다음으로는 어떤 말을 연결해야 상대에게 내가 만드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지 블록코딩하듯이 조립할 수 있다. 드래그할 수 있는 블록의 가짓수가 폭넓고 다양함을 말할 것도 없다. 여기저기 갖다 붙여 봄으로써 한 블록을 다채롭게 사용할 수 있어 재밌어진다. 드라마 대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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