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글쓰기 친구

by 우즈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연결될 수밖에 없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 카페에는 비슷한 욕망을 가진 내 또래의 사람들이 가득하다. 비슷한 시기에 학교 다니고, 비슷한 현대사를 겪고 그러다 사십 살이 되어, 아이를 하나 둘 정도 키우면서 동시에 이런 꿈을 꾸는구나. 비슷한 처지와 생각에 깊은 공감이 이루어진다.


그들의 인생을 하나하나 들여다본 건 아니지만 대략 이럴 것으로 예상한다.

아마 그녀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했다는 것,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전부 다, 예컨대 전공에만 머물지 않고 아이 교육과 홈 스타일과 성공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까지 두루 공부했다는 것을. 그들은 ‘평범하다’라고 낙인찍히는 삶에 도전장을 내밀어 자신의 꿈을 좇았고,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아침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게 만들고, 조금이라도 더 하려고 내 공간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일이 무엇인지, 지금 꼭 한 가지 일만 할 수 있다면 그게 과연 무엇인지 말이다.



내겐 글 쓰는 일이었다.

어떤 종류의 글쓰기이건, 내겐 늘 글쓰기였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항상 글쓰기를 좋아했고 사십이 넘어가면 작가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비록 마음 한구석에서는 말도 안 되는 꿈이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고 때로는 그 목소리가 더 컸지만 말이다. 그러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단지 펜이 종이에 가 닿기까지의 과정이 숨 쉬는 것만큼이나 절실히 필요했다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 그들도 나와 같았을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현실적인 문제로 자신의 꿈을 보류하는 경향이 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열정을 뒤로 젖혀두고, 언젠가는 그 일을 할 거라고, 아이들이 크고 상황이 좀 나아지면 할 거라고 자신에게 말한다. 대출금을 다 갚고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 ‘그땐’ 할 수 있을 거라고, 당장은 해결해야 할 다른 일들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다고 자신을 설득한다.



이제, 하고 싶은 일을 이론으로만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그 일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우리는 만났다.


한스: 정말 이상한 거 알아요?
안나: 뭐가요?
한스: 우리는 서로 …….
안나: 통해요.

한스: 내 말이 그 말이에요.
(That’ what I was gonna say!)
안나&한스: 나하고 비슷한 사람은 처음이야.
(I’ve never met some Who thinks so much like me.)
안나&한스: 찌찌뽕! 찌찌뽕!
(Jinx! Jinx again!)
안나&한스: 생각하는 게 맞다는 건 하나로 밖에 설명이 안되죠.
(Our mental synchronization can have but one explanation.)
안나&한스: 우리는 딱 천생연분 운명이에요.
(You and i were just meant to be.)



<겨울왕국>의 한 장면이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도 얼마 나누지 않았는데 상대가 내 마음을 헤아리며 내가 하려 했던 말을 대신하는 상황이라면 어찌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독심술’을 한 것처럼 마음이 딱 들어맞는 사람을 만나는 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적극적인 경청’의 기술을 통해 한껏 감정이입을 한 상태라면 얼마든지 서로의 문장을 대신 완성할 수 있다.



한참 다 같이 집중했던 글쓰기 줌 수업에서 선생님의 실수가 터졌다.

“얘들아, 아, 아니 죄송해요. 여러분.”


그 말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우리만의 한 장면이 탄생한 것이다. “얘들아.” 이렇게 공감대를 형성한 사람들은 단번에 사이를 좁힐 수 있다. 이런 것이 우리들의 암호가 되면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우정은 바로 이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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