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격동>_ 아이유
20210108 금요일
소중한 것은 익숙함이란 단어에 종종 가려지고,
깨달았을 땐 시간이란 단어가 훔쳐가고 만다.
지난해 아이유 콘서트를 다녀온 이후로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가 바로 이 소격동이었다.
사실 음원으로 들었을 땐 디렉이 그랬었는지, 아직 어린 소녀의 목소리를 유난히 튀게 잡아서 불편해서 잘 안 들었었다. 그게 대장의 의도였겠지만 그 묘한 이질감이 거북했다. 아마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의 프레임으로 치환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내재돼 있는 것 같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
그런데 체조 경기장 안에 신디사이저가 울려 퍼지고, 아이유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하고 코끝이 시큰 해면서 얼마나 눈가를 훔쳤는지 모른다.
이전보다 편안하게 부르는 아이유가 그냥 다했지만-
지은이가 6살을 먹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내가 6살을 더 먹어서 그랬던 건가 으으
다들 꼭 잡아요 잠깐 사이에 사라지죠 -소격동 中
실은 나이를 먹을수록
정말 소중한 것은 잃는 게 아니라
스스로 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무릎 꿇고 쉽게 지고
또 쉽게 거짓말하고 남의 탓을 하고는
외면하는 것
그래서 결국 매 순간이
나를 잃지 않는 싸움이 되고 만다.
안주하고 외면하고 싶은 나를 마주하고
나아가고 움직이는 행동을 하기 위한 노력
2020의 마지막과 2021년의 시작을 함께하면서
난 여전히 나만의 소격동을 되뇌는 중이다.
살려달라고.
♬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1곡씩 음악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쓴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