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영향력을 생각하다

by Eden

얼마전 대만에서 중추절을 맞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나라의 추석과 같은 중추절에 대만 사람들은 바베큐를 구워먹는다는 사실이다.

나 역시도 대만에서의 첫 중추절을 맞아, 한국인들과 함께 모여 바베큐를 먹었다.


제사 음식도 아니고, 전통 음식도 아닌 바베큐를 구워 먹는 특이한 문화는 다름 아닌 광고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1980년대, 만가향(萬家香)이라는 바베큐 소스 브랜드는

"一家烤肉萬家香(집에서 구운 고기 냄새가 온 집을 향기롭게 한다)" 라는 카피 문구와 함께

온가족이 중추절에 즐겁게 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을 담은 광고를 선보였다.

이는 큰 돌풍을 일으켰고 자연스레 대만의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다.

마치 한국의 '일요일은 짜파게티 요리사'의 심화버전 이라고나 할까.


이처럼 광고는 소수의 타겟 마켓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게 가장 많이 노출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이기에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지 않다.

바베큐 소스가 중추절의 문화를 바꿔놓은 것처럼, 마케팅은 문화로의 확장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론 모든 마케팅 활동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케팅과 광고 비평에 대한 주된 논점이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만큼,

의도와 상관없이 마케팅을 하는 사람은 그리고 기업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확실하다.


공급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물건을 구매하고,

기업은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숨겨진 욕구를 뾰족히 파고들어 구매를 유도한다.

다시 말해 없던 니즈를 만들어 내 소비를 부추긴다.


어떤 마케터가 될 지를 생각하기에 앞서 직업이 가진 책임감에 대해 생각한다.

소비자에게 기업의 서비스와 제품을 소개하는 다리가 되어주는 마케팅이 과잉경제를 부추긴다는 의견에 깊이 동의한다. 그렇기에 마케터에게는 책임이라는 직업 윤리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법 낭만적인 소리로 들릴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학부생 시절, 기업의 목적은 이윤 극대화라는 말을 돌림노래처럼 들었기 때문이다.

마케팅 활동이 당장의 기업 생존과 직결된다고 할 때 윤리를 먼저 생각할 아름답고 정직한 일이 벌어질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과잉 경제의 문제는 소비자-기업-정부 차원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브런치를 시작하며 '마케팅'이라는 단어에 대해 여러 관점으로 깊이 생각해봤다.

가장 먼저 '나는 어떠한 마케터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개인의 마케터로서, 사회 문제의 해결을 경영 전략을 넘어 책임으로 여기는 자세를 갖고 싶다는


자선 사업가를 꿈꾸는 것은 아니다.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럴 만한 그릇도 되지 못한다.

그저 나는 내가 가진 영향력에 대해, 마케팅이 가진 영향력에 대해 생각한다.

기업과 사람을, 세상을 연결시키는 마케터로서 나를 통해 전달되는 메세지가 나로 인해 오염되지 않았으면 한다.


언젠가 존경하는 교수님께 이렇게 편지를 쓴 적이 있다.

'좋은 마음을 가지고, 제 안에서 나오는 언어를 통해 세상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좋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가 말했지만 참 어려우면서도 여전히 이루고 싶은 꿈이다.

같은 마음으로 나의 영향력을 인지하는 사람으로 살며, 기왕이면 그것이 선한 쪽으로 세상을 변화했으면 하는 낭만적이고 패기 넘치는 바람이 있다.


꾸준히 열심히 공부하고, 내면을 정돈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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