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적은
예전에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항상 설명하려 했던 것 같다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는 우월감에 취해 누군가가 됐던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나‘라는 사람을 어필하기 좋아하며 아량 넓은 사람처럼 행동했었다
지금 와서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매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과는 대부분 연락 않고 지낸다.
차분히 나 그대로의 모습과 속도로 설명서를 주지 않고 지내다 보니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만 남아있다
흘러가는 대로의 자연스러운 순간들이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이 좋다.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과하게 행동하지 않고 정적이 오더라도 그 정적을 더 이상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우리가 기계도 아니고 모터 달린 것 마냥 어떻게 대화를 하겠어. 그게 오히려 부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겠다.
또 하나 다른 점-과거의 나와-은 혼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즐기는.. 이제 또 나는 잘 적응했던 시드니를 떠나 비자를 위해 꽤 거리가 있는 스몰타운으로 간다. 적어도 3개월을 혼자 지내겠지 하지만 정말 이상하리만큼 별 생각이 안 든다 걱정도 딱히. 이제는 혼자 보낼 수 있는 순간들이 일상 속에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런가. 책 읽고 글 쓰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멍도 때리고 우리가 바쁘게 살아가면서 못하는 것들, 오로지 혼자 있을 때만 나한테 집중할 수 있는 것들-정적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뭔지 알기에 앞으로의 3개월을 꽤나 설레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만날 수 없는 거리니까 그들의 보고 싶어 하는 감정만 받으면서 실제로는 만나지 않아도 되서인지도 모르겠다.. 단지 3개월이니 그런 듯하다 영영 그럴 거라 생각하면 조금은 우울할지도. 그래도 ’ 어떻게든 되겠지 ‘ 가 항상 떠오르는 제일 첫 번째 생각이고, 실제로 어떻게든 모든 것들은 풀려 나가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 (이렇다해서 순탄하지만은 않다. 그랬었다)
무튼 반년동안 안정화되었던 일상을 또 한 번 벗어나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관계들이 생길 것이고, 새로운 일들이 생길 것을 알기에 또 하나의 여정이고 내 삶이란 게임에서 또 하나의 퀘스트 일지도?라는 생각을 한다-힘든 상황이 닥쳐도 레벨 업 하기 직전의 전전 그쯤 퀘스트가 깨기 힘들듯이 ‘아 ㅋㅋ 보상 두둑하겠노‘하고 만다- 하지만 여전히 매번 불어난 짐들을 양손에 질질 끌고 이사할 생각을 하면 골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