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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활공작소 Jul 14. 2023

이런 맛 처음이야! 직접 다녀온 서울 아이스크림 투어

연일 장맛비가 쏟아지는 요즘, 어느새 후덥지근한 초복을 지나 한여름이 다가오는 걸 실감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과 함께 기운이 쭉쭉 빠지는 이 계절엔 틈틈이 열량을 보충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에 꼭 맞는 이 계절의 간식! 기운을 북돋는 아이스크림 맛집들을 직접 다녀왔다. 쉽게 맛볼 수 없는 메뉴만 골라서 맛본 결과… 아이스크림 투어도 꽤 생공적이었을까?




# 모든 맛이 짜릿해 늘 새로워

마포 염리동 <녹기 전에>

생활공작소 주방세제를 사용하는 걸로 (우리 회사에서) 유명한 마포구 염리동의 ‘녹기 전에’. 무더운 날씨에 우리가 먼저 녹기 전에 얼른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가장 특이한 맛이 뭐예요?” 함께 방문한 브랜드팀 대리님의 질문에 “음… 시크릿 메뉴가 있는데 한번 도전해 보시겠어요?”라는 질문이 돌아왔다. 반짝 빛나는 그녀의 눈빛을 보았다지. “이건 못 참지!”

그렇게 맛본 참치(!) 아이스크림. 그리고 스테디셀러 쌀, 생과일을 먹는 것 같은 맛의 살구, 적용과, 블루베리까지- 먹는 내내 그 신선함에 고개를 끄덕였다. 궁금한 맛은 망설이지 말고 직접 경험해 보기 바란다. 우리도 참치 맛을 맞히면서 ‘에이 설마…’라는 말을 몇 번이나 주고받았으니. 재료의 신선한 맛을 시원하게 느끼고 싶다면, 하루에도 여러 번씩 바뀌는 라인업을 호기롭게 맛보는 재미에 솔깃하다면! ‘녹기 전에’ 꼭 방문해 보자.



# 무엇을 선택하든 실패 확률 제로

강남구청 옆 <젠제로>

강남에서 회사 다니는 사람은 좋겠다. 우리 회사에서 서울 반대편을 향해 1시간 가까이 달려야 도착하는 곳, 강남구청 근처에 위치한 ‘젠제로’. 아이스크림 맛집이라고 하면 너도나도 어김없이 언급하는 그곳.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은 메뉴는 ‘감태, 밤꿀, 방아’와 같은 정겨운 재료들이었다.

(풉) “재밌네.” 감태 캬라멜 젤라또를 한입 떠먹은 대리님의 한마디. (크흡) “재밌네요.” 방아 젤라또를 맛본 순간 나도 모르게 나온 똑같은 감탄사. “이것도 재밌네. 입 안에서 바질이 막 피어나는 거 같아!” 감태 캬라멜 맛은 해산물 우니 파스타를, 바질 맛은 바질페스토 파스타를 먹는 것 같다는 대리님의 후기. 에이- 싶겠지만 실제로 그렇다. 재료의 풍미가 입 안 가득 번지는데, 디저트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달콤한 게 정말 맛있다. 따분한 날엔 ‘젠제로’에서 재미를 느껴보시라. 강남직장인, 제법 부러워요?



# 달콤한 휴식 한 스쿱

삼각지 <스쿠퍼>

올 여름 첫 자두는 ‘스쿠퍼’에서 먹었다. 상큼하고 시원한 과일들로 만든 소르베는 모두 믿고 먹어도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상큼한 맛이 아닌 수박 젤라또는 어떨까? 완벽한 수박 맛에 젤라또의 질감이 더해져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난다. 맛보기로 한 스푼 얹어 주신 맛은 이름부터 왠지 재미있는 삼각지 옥수수 맛, 우리가 아는 그 찰옥수수 아이스크림이 고급스러운 젤라또로 탄생한 맛이다.

‘스쿠퍼’의 젤라또는 방문했던 곳 중 가장 부드럽고 쫀득한 식감이었는데, 그에 꼭 어울리는 밀양쑥떡 맛으로 배를 채우고, 레드 와인을 찾게 되는 무화과 크림치즈 맛으로 기분 좋은 마무리를 했다. 아이스크림으로 풀코스 식사를 한 듯한 기분이었달까?



# 마침내 당도에 당도하다.

망원시장 옆 <당도>

아기자기한 망원동 골목에 꼭 어울리는 동네 가게 ‘당도’. 하지만 그 맛과 인기는 망원동 동네 주민 한정이 아니라고. 잘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못 이긴다고 했던가. 사장님이 이탈리아에서 지내던 시절, 젤라또가 너무 좋은 나머지 단골 젤라또 가게에 대뜸 찾아가 주방에서 일하면서 배워온 젤라또라고 한다. 우리가 선택한 맛은 스테디셀러 소금, 새까만 색의 블랙캐슈넛, 상큼함을 곁들이고 싶어 배오렌지와 함께 처음 보는 이태리와인까지!

뒤늦게 투어에 합류한 앞자리 주임님은 이태리와인맛 젤라또를 한 입 맛보자마자, “와 이거 진짜(?) 와인이야!”하고 외쳤다. 메뉴 이름과 동일한 실제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진짜 그 맛이 나는 건 당연할뿐더러 19세 이상 성인만 맛볼 수 있다고. 할매입맛인 나는 블랙캐슈넛 젤라또의 꼬수운 풍미에 빠져 한참을 음미했다. 망원동 나들이는 특히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코스인데, 기운이 쭉 빠질 때쯤 ‘당도’에 당도(!)해 보자.


(왼쪽부터) 녹기 전에-젠제로-스쿠퍼-당도

빠짐없이 싹싹 비워버렸다. 형형색색의 잔해가 남았지만, 우리의 입에 텁텁한 무언가가 조금도 남지 않은 것은 오늘의 투어가 성공적이었다는 뜻! 같은 동네를 지난다면 무더위에 지친 미각을 깨워줄 특별한 맛을 찾아보자. 자꾸 생각나고, 자꾸 궁금해지는 맛들을 하나씩 도장 깨기 하다 보면... 기나긴 올여름도 꽤 생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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