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활공작소 Feb 09. 2021

돈 쓰는 건 늘 새로워! 짜릿해!-브랜드 디렉터의 고백

아이디어 좀 주세요. 브랜드마케팅사업부서 최종우 이사

생활공작소의 새로운 제품을 기획할 때, 브랜드 콜라보 디자인을 진행할 때, 우리는 누군가의 눈치를 슬쩍 본다. 바로 생활공작소의 브랜드 총괄 디렉터 최종우 이사의 눈치! 할 말은 다 하는 부서원들이지만 그래도 그의 눈치를 안 볼 수는 없는 노릇. 그가 좋네요 :) 혹은 좋아요!라고 말하면 절반은 성공이다. 만약 좀 더 볼게요- 라던지 생각해볼게요- 라는 대답을 들으면 기다리지 않고 다른 것을 고민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귀가 밝은 브랜드마케팅사업부서 최종우 이사


아닌 걸 아니라고 단칼에 말하진 못하지만 조심스럽게, 그러나 정확히 말하는 그는 내가 속해 있는 브랜드마케팅사업부서의 최종우 이사되시겠다. 브랜드마케팅사업부서는 제품 기획, 브랜드 협업, 광고, SNS 운영을 하는 마케팅 팀과 사진과 영상, 라이브 방송을 담당하는 콘텐츠 팀, 생활공작소 대내외적으로 예쁘고 멋있는 디자인을 맡고 있는 디자인 팀이 이 부서 소속이다. 그리고 이 사업부서를 총괄하는 그! 오늘은 생활공작소 브랜드마케팅사업부장이자 브랜드 디렉터 최종우 이사를 만나봤다.









아이디어 좀 주세요... 브랜드마케팅사업부장님의 방


소싯적 돈 좀 쓴 경험이 좋은 거름이 됐어요


최종우 이사는 직장 생활 총 1N년차. 상품기획자, 바이어, 마케터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지만 브랜드 디렉터로 있으면서 가장 큰 도움이 된 건 소싯적 즐긴 쇼핑이라 고백했다.


"지금 업무에 가장 많은 도움이 된 건 쇼핑이에요. 쇼핑을 좋아해서 돈을 많이 썼어요(웃음). 취향이 까다롭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워낙 심플한 디자인을 좋아해요. 원하는 디자인이 있으면 구할 때까지 찾아요. 예를 들면 냉장고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냉장고는 꽃이 있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디자인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런 디자인의 냉장고를 집에 두고 싶지는 않은 거예요. 국내에선 발품을 팔고 온라인으로 해외 직구 사이트를 샅샅이 뒤졌죠."


소비력과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건 정비례한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다. 트렌드를 누리려면 돈을 써야만 하고, 사용해봐야 어떤 것이 좋은지, 나쁜지 명확 해진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최종우 이사의 이야기를 들으면 소비력만큼이나 강력한 한 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취향. 스스로는 까다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의 명확한 취향(!) 덕에 그는 그가 찾으려 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또 봤다고. 스스로를 만족시키기 위한 쇼핑이 지금의 생활공작소의 디자인, 분위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단다. 역시 돈 쓰는 건 늘 즐거워! 새로워! 짜릿해! 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닌 듯하다. 




습기의 영혼까지 끌어 모으는 제습제


꼭 검은색 뚜껑이어야 한다고 고집 피웠죠.


아무리 많은 것을 만들었다 해도 개중 마음에 드는 것은 있는 법. 생활공작소에서 나온 제품들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그래도... 그래도 조금 더 마음이 가는 제품이 있다면 그건 바로 습기의 영혼까지 끌어 모으는 제습제라고. 지금의 생활공작소를 있게 한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당시 시장에는 핑크색 뚜껑의 제습제가 제습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어요. 상품개발팀에서 검은색 뚜껑은 구하기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는데도 제가 고집을 피웠어요. 상무님이 꼭 까만 뚜껑이어야만 해?라는 질문을 많이 하셨어요. 그럼 저는 꼭 검은색 뚜껑이어야 해요 라고(웃음). 다행히 그땐 초기라 서로 내외하고 조심해서 싸우지도 않고요(웃음)"


생활공작소가 생기면서 함께 만들어진 제품이라 생활공작소 브랜드를 모르는 업체도 많았다. 워낙 작은 회사였으니 당연했다고. 검은색 뚜껑을 만들어주는 업체도 제습제보다 생활공작소가 먼저 없어질까 봐 걱정했을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았단다. 걱정과는 다르게 생활공작소는 무럭무럭 자랐지만. (궁금하면 마지막까지 보자.(소근))



이쁘게 찍어준 온라인 셀렉트샵 29CM 감사합니다.


생활공작소는 이제 제 손에서 떠났... 


본래 헤드라인은 자극적이어도 괜찮다. 그러니까 이 대목에서 최종우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생활공작소는 이제 제 손에서 떠났다고. 자극적인 것 같지만 이미 자극적인 헤드라인에 많이 노출된 우리는 이 말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렇다. 이건 좀 기분 좋은 이야기다. 인터뷰를 하기 전 서면 인터뷰에 그는 이렇게 썼다.


언젠가부터 여러분들이 생활공작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멋있고 자랑스러워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누군가는 에이~ 말이 그렇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최종우 이사를 찾아가 정확히 물었다. 언제요? 그래서 언제부턴 데요?라고. 그는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말했다. 많아요. 그런 순간이 많았어요- 라고. 


"회사에서 진행된 크고 작은 이벤트들에 대한 아이디어나 사내 복지와 문화에 대해서 의견을 줄 때도 그렇고요. 웰컴 키트도 그렇게 나왔잖아요. 협업을 만들어 내고, 대내외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선보일 때도, 단순히 나온 아이디어의 실체가 생기는 걸 보면서 아, 이제 생활공작소는 정말 내 손에서 떠났구나 생각해요."


그렇다. 그러했다. 이런 그에게도 최근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는데 바로 자신의 밑천이 다 떨어져 간다는 느낌이었다. “나이가 들어서인가(웃음). 전보다 만나는 사람도 한정되고, 하는 이야기도 비슷해진다는 느낌이 들어요. 같은 이야기가 되풀이되니까요. 얼마 전 서울 메이드와 협업하면서 다른 브랜드 전문가들과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요. 정말 좋은 자극제였어요. 그러면서 느낀 건 내 경험치가 다 떨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종우 이사는 구성원들에게 뒤처지지 않게(?) 최근에는 오프라인 모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단다. 물론, 지금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아 그때만 기다리고 있지만. 사실 그는 궁금한 게 많은 사람이다. 젊은이들만 구사하는 줄임말, 특정 커뮤니티에서만 사용하는 은어를 사용하면 뭔데요, 뭔데요? 알려줘요! 를 외치는 적극적 궁금쟁이랄까. 이럴 때일수록 생활공작소 내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 좋을 텐데…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만나줘야 만나겠지? 이 글을 보고 있는 젊은 친구들은 길가다 우연히 최종우 이사를 만나면 조심스럽게 대화하기를 제안해보자. 아니면 대화를 미끼로 커피라도 사달라고 졸라보자! 물론 그 시간이 즐거울지는 당신의 몫이지만.



저에게 두 번째 생활공작소는 없어요.


그에게 생활공작소는 참 특별하다고. 생활공작소의 성장과정을 보면 아이가 스스로 쑥쑥 큰다고 하는 말이 떠오를 정도였기에. 창립 초기, 제품을 구매해준 소비자들의 바이럴이 형성되어 자생적으로 SNS 채널을 통해 홍보가 됐다.


"초창기, 광고비 없이 소비자들의 애정만으로 성장했어요. 그 덕이 정말 커요. 직장생활 오래 하면서도 이런 경험은 해본 적이 없어요. 책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이렇게 성장한 사례는 못 봤거든요. 물론 제가 발견하지 못한 사례가 어딘가에 있을 순 있는데요(웃음).”


그는 혹여나 하나의 브랜드를 더 만들 기회가 생긴다 하더라도 지금의 생활공작소 만큼이나 특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단다. 깔끔하고 직관적인 디자인, 불필요한 성분은 제외하고 꼭 필요한 성분만 넣은 제품,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 그것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 것이 생활공작소의 시작이었기에. 물론, 한 번 보면 웃음이 피식 나는 키치 문구도 한몫 단단히 했지.





그는 끝으로 예쁨도 많이 받고, 사랑도 많이 받아서 지금의 생활공작소가 추구하는 바른 신념을 더욱 지켜가고 싶다고 했다. 많은 분들의 신뢰에 더 재미있고 좋은 콘텐츠, 제품을 많이 선보이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제부턴가 제품만큼이나 브랜드를 보는 일이 트렌드가 되었다.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분위기, 스토리 같은 것. 내가 읽는 것이 내가 되고, 내가 보는 것이 내가 되고, 내가 사는 것이 곧 내가 된다는 말이 통하는 시대가 됐다. 이 시대에 맞춰 생활공작소도 누군가의 삶에 자리매김하길 응원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디어가 막힐 땐 아무말! 일러스트 디자이너의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