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활공작소 Nov 10. 2020

아이디어가 막힐 땐 아무말!
일러스트 디자이너의 일

이제야 말하는 디자이너의 진짜 꿈  "난 사실 꿈이 있어요."

분명 처음 봤는데, 꼭 몇 년은 알고 지낸 것 같은 사람이 있다. 생활공작소의 일러스트를 담당하는 서준 디자이너가 그렇다. 정말 말 안 듣는 남동생 같은 매력으로 편안함을 선사하는 그는 생활공작소에서 근무한 지 2년쯤. 생활공작소에서 직원들을 닮은 동글동글 말랑말랑한 일러스트를 직접 그리거나 굿즈 디자인, 온라인 쇼핑몰의 각종 행사, 배너를 디자인한다.


동료들이 생각하는 서준 디자이너


생활공작소 인스타그램을 즐겨 보는 사람들은 알 테지. 근손 디자이너로 출연 아닌 출연도 했거든! 그러니까… 늘 근무하는 손이라 해서 근손 디자이너! 오늘은 말랑말랑 일러스트를 담당한 서준 디자이너에 대해 알아보자. 



생활공작소의 근손디자이너 


일찍 온다고 해서 일찍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제법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다. 한결같이 일찍 도착해있는 사람. 서준 디자이너가 그렇다. 회사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지하철로 1시간 거리지만 일찍 출근해서 여유롭게 준비하는 게 좋다고. "출근길에 팔로우해둔 디자인 피드를 많이 봐요. 트렌드를 편하게 익힐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온라인 광고, 배너들은 어떻게 디자인되는지, 우리 브랜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출근 시간에 많이 고민해요."


여느 회사처럼 부서 특성상 갑자기 진행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이 점은 최대리 편 참고하자. 그런 작업이 한두 가지가 넘으면 눈 깜짝할 새 퇴근 시간이 온다고. 야근이라도 안 하면 다행이지만, 사실 모든 작업물은 마감 기한이 완성시키는 것이니까. 



아이디어가 막힐 때는 아무 말이나 해요.


생활공작소에 들어오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것이 하나 있다. 콘텐츠는 누가 쓰는 것이며, 제품의 키치 문구는 누구의 머릿속에서 나오는지. 보통 생공 내부에서 회의 혹은 잡담을 하다가 나오는 경우가 왕왕 있다. 뿌린 대로 거두세요 뿌리는 곰팡이 제거제 같은 경우는 서준 디자이너가 퇴근길 버스 안에서 우연히 생각나 채택된 경우라고! 


"진부한 단점이지만, 창작의 고통이 가장 힘들어요. 꿈속에서도 고민하는데 답은 여전히 없고요(웃음). 주로 종이에 직접 그려 보거나 끄적끄적거리면서 답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 그림이나 그리고, 아무 말이나 하죠."


그렇다. 그는 아무말쟁이다. 업데이트로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면 업♥데이트 따위의 말을 쓰거나 그린다. 전엔 그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일이 있었는데, 역시나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아 괴로워했다(심지어 여러 번 반려당하기까지 했다!). 그 괴로움에 메인 문구인 뽀드득 씻어요빠드득 씻어요로 바꿔 함께 낄낄대다 부서장님께 걸려버린 귀여운 에피소드도 있다. 우린 당황했고, 어버버 했으며, 부서장님은 웃었고, 그 작업물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이런 것들은 브랜드마케팅사업부에선 나름 보람찬 순간(?)으로 꼽힌다. 그 작업물은 사라졌지만 대신 완전히 새로 태어나 다르게 세상에 나타나기에(CGV생활공작소관을 보자!). 그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때, 그리고 그 결과물이 썩 마음에 들 때 자신의 직업이 마음에 든단다. 창작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보람과 기쁨과 즐거움의 순간은 존재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그의 고통을 그가 신청한 책으로 느껴보자
언젠가는 일러스트 작가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그는 디자이너의 가장 큰 장점으로 디자인한 제품에 대한 반응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을 꼽았다. 롭스나 올리브영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생활공작소 제품이나 디자인한 배너를 보면 묘한 쾌감을 느낀다고. 특히 앞집에 도착한 택배 상자가 생활공작소 제품인 걸 보면 그렇게 신기하단다. 


자신의 일에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이들에겐 당장 오늘만 존재하지 않는다. 내일도, 모레도, 수년 후도 존재하기 마련. 그에게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미(美)의 트렌드를 쫓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매년 조금씩 바뀌는 트렌드를 잘 캐치할 수 있는 안목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뭇 진지하게 대답한 그는 훗날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진지, 또 진지했다. "그림을 배우고 싶어요.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그림은 또 다른 영역이거든요. 생활공작소에서 운이 좋아 일러스트를 그렸지만 그리면 그릴수록 부족함을 많이 느껴요. 잘 나가는 일러스트 작가가 되어 생활공작소와 컬래버레이션도 해보고 싶어요. 그때는 회사 직원이 아닌 작가와 회사의 관계겠죠(웃음)?"


서준 디자이너는 개성 있는 일러스트 작가가 되고 싶다고. 아직은 스스로의 꿈이 아득히 멀게 느껴지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굳게 믿는 그는 지금보다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단다. 지금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아, 그 디자이너? 결국 잘 됐구나! 하는 것처럼.




회사 만족도는... 별 하나 드리겠습니다!


업무 만족도, 회사 만족도를 묻자 그는 당당하게 별 하나요!라고 답했다. “별 하나를 준 직원은 저뿐이죠? 특별하게 남고 싶어요(웃음).” 생활공작소가 첫 회사인 그는 현재 회사 복지도 마음에 들고, 배울 수 있는 선배가 곁에 있다는 것도 만족스럽단다. 더 바라기 보단, 좋은 경험과 기회가 많았기에 늘 고마운 마음이라고.


좋아하는 것들 중에 더 좋아하는 게 존재하기 마련. 그가 가장 애정 하는 복지는 바로 아침밥 복지다. “출퇴근 거리가 먼 사람들은 알 거예요. 출근 전 아침밥 먹고 나오는 건 엄청난 의지가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회사에 오면 든든히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개인적으로 킹 오브 파이터라는 게임을 참 좋아하는데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한판씩 하거든요. 이런 것도 참 좋고요.”


서준 디자이너는 이 인터뷰가 마지막이라면 이 말만큼은 꼭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하나같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다른 사회생활 선배들이 좋은 사람과 일하는 것만큼 좋은 경험은 없다고 하는데, 이런 경험을 갖게 된 건 모두 생활공작소 동료들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먼 훗날 지금 함께 일한 동료들이 그 친구, 참 좋았지.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단다(사실, 이 말이 제일 하고 싶었던 말인 것 같다). 하물며 바늘과 실이 지나간 자리에도 흔적은 남는데 그가 지나간 자리라면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라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MD생활 6년 차, 그녀가 말하는 회사생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