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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활공작소 Nov 22. 2021

필름 카메라 좋아하세요?

순간을 기록하는 가장 낭만적인 방법, 서울의 필름카메라 성지 3 곳

아무리 모임이 줄고, 외출이 뜸해져도 우리에게는 변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 바로 순간을 기록하려는 것. 맛있는 음식, 예쁘고 아름다운 풍경, 사랑하는 사람 … 어떤 순간 우리는 사랑에 빠진 것 처럼 카메라를 들이미는 것도 순간에 빠져 기록하려는 것이다.


필름과 유형의 이미지가 흥망성쇠하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한 우리 팀장님은 필름카메라의 세계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워 했지만 젊은 나는 다르다(에헴). 이 세계는 이제 자신의 취향 영역을 넓혀가는 경험의 영역이자 개취의 영역이거든. 복잡한 시대에 여전히 아날로그의 낭만, 혹은 환상을 가진 이들이 있다면 오늘 소개할 세 군데 모두 마음에 쏙 들것이다. 






세계 최초 업사이클링 일회용카메라

필름로그



필름카메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입구부터 눈에 익을 것이다. 을지로 골목 깊숙이 위치한 이곳은 세계최초 업사이클링 일회용 카메라를 만든 필름로그. 일회용 카메라 뿐 아니라 다회용 카메라와 현상 서비스, 다양한 필름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특별한 코너라면 유통기한이 지난 필름을 찾는 힙쟁이들을 위한 코너도 있다. 


일회용 카메라를 좋아하지만 환경오염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업사이클링 카메라는 좋은 대안이다. 한번 사용되고 버려지는 문제점을 바로 잡으면서도 필름과 배터리를 제외하고는 부품을 그대로 사용해 지속 가능하게 만들었다. 제주도와 경주에도 있다하니 여행지에서 행복한 순간을 특별하게 기록하고 싶다면 한 번 찾아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것이다.




나쁜 기억을 잊게하는 망각의 숲

망우삼림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필름을 수집한 작은 아카이브(좌측), 손님들이 맡기고 간 필름(우측)


을지로에 있는 망우삼림.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더니 실제 대만에 있는 지명에서 따왔단다. 나쁜 기억을 잊게 해주는 망각의 숲이라는 의미라고. 이곳은 이날 들렀던 카메라 편집샵 중 가장 개성이 넘치는 공간이었다. 공간만 봐도 사장님의 취향이 강력하게 주장해오는 듯하다. 홍콩영화의 영향보다는 좋아하는 것을 모으다 보니 지금의 망우삼림이 됐다고. 공간 한켠에는 사장님이 좋아하는 필름과 카메라가 시골의 오래된 사진관 처럼 전시되어 있다. 


필름도 팔고 현상도 해주지만 이곳은 엄연히 사진관이다. 증명사진은 물론 여권사진, 가족사진도 찍을 수 있다고. 사장님은 파인아트 작업은 물론 현재 사진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니 필요하다면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시그니처 현상box

일삼오삼육



낡고 높은 계단을 오르면 일삼오삼육이라 적힌 굳게 닫힌 회색빛의 문이 있다. 약간의 용기를 가지고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앞선 두곳의 사진관과는 달리 이곳은 콘텐츠가 좀 더 다양하다. 사진과 관련된 서적이 우선 많고, 예쁘고 근사한 사진을 엮은 엽서집도 찾을 수 있다. 엽서를 만지작거리다 보면 그냥 여행지에 왔다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엽서나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무엇보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사진 현상을 맡기는 작은 박스다. 현상중이라는 글씨에 불이 켜져 있고, 보이지 않는 어떤 곳에서 필름이 부지런히 현상되는 것을 상상하면 당장이라도 필름 카메라를 들고나가 찍어 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생긴다. 



참고로 오늘 소개하는 세 곳의 카메라 샵을 찾아가게 된다면 명심하자. 이런 곳에 가게가 있다고? 싶은 숨어있는 장소들이다. 세상 힙한 곳은 이질적인 장소에 있어야 하는 공식이라도 있단 말인가. 


같이간 팀장님은 낡고 오래된 건물의 평범하기 그지없는 계단을 오르면서 뭐야? 또 이런데야? 라는 말을 달고 방문했다. 이날 찾아간 사진관은 모두 골목 구석에 숨어있거나 아무것도 없는 오래된 건물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거든. 혹시 위에 소개된 곳을 가려거든 굳게 닫힌 문에 당황하지 말자. 문을 여는 순간 내가 기대했던 그 세계가 펼쳐질테니. 아, 다만 휴무일은 꼭 확인하도록 하자. 소개된 세곳 모두 각각 다른 요일이 휴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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