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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활공작소 Oct 06. 2022

[EP.2]엥? 회사 동료랑 제주도 여행을 갔다고?

1편은 잘 보고 왔을 거라 믿는다. 못 봤다면 꼭 1편을 보자. 더 본다고 해서 재미가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함께해 줬으면 하는 마음에 간곡히 부탁드린다. 아주 친한 동료들과의 모임도 아니고 고작 설문조사 몇 개로 나뉜 조별 활동이 재미있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겠지만 아래 사진들을 보면 제법 재미있어 보일걸? 회사 동료와 제주도 다녀온 썰 2편 푼다. 함께 보자. 

난 이 귤 모자를 쓴 동료들의 사진이 단톡방에 하나 둘 올라올 때마다 손이 호덜호덜 떨렸다. 아니, 살 만큼 산 사람들이 이렇게 귀여울 수 있구나! 너도 나도 귤이 되길 자처하는 동료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아직 회사 생활은 할만하다- 생각했다. 상단 왼쪽부터 귤 모자 쓰고 잠든 과장님, 귤 모자 쓴 주임님, 귤 모자 쓰고 앉아있는 대리님, 귤 모자는 없지만 귤 옷을 입고 인간 귤이 된 과장님까지. 아래는 귤 모자를 잠시 벗고 사격하는 귤둥이 둘, 차 안에서 나란히 앉은 귤둥이, 그리고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껏 포즈를 취하고 있는 귤둥이! 모두 동일 인물이다. 이걸 보면서 확신했다. 우린 사실 모두 귤이 되고 싶었던 것이라고!

우리가 먹고, 자고, 귤이 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다양한 활동도 했다. 이날 강한 우천 소식이 있어 바다에서의 활동은 모두 취소됐지만 덕분에 다른 활동들이 빛을 발했다. 카트도 탔고, 모네, 르누아르, 샤갈 등 지중해의 화가들의 작품이 모티브가 된 빛의 벙커도 구경했다. 온갖 볼 수 있는 공연과 전시회는 물론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근 족욕도 하고, 육지에서도 할 수 있는 빵 만들기 체험도 했다. 제주에 왔으니 한라봉과 귤 청 만들기는 말해 뭐 해!


다 같이 여행 왔으면 단체 샷은 필수! 마치 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한 대학원생 컨셉으로 푸른 초원에서 어깨동무를 하며 찍기도 하고, 엇, 이 힙한 거울은 뭐야? 그럼 찍어야지! 모여! 하고 단체컷을 남기기도 했다. 밤바다 보면서 뒷모습 사진은 말해 뭐 한담. 하단 오른쪽 아래에서 위로 두 번째 사진은 갑자기 사라진 조원과 갑자기 개인 사정으로 오지 못한 부장님을 그리워하며 단체 사진에 이미지를 합성한 사진이다. 나는 처음에 보고 무슨 섬인 줄 알았다. 좋은 풍경과 맛난 음식은 평소에 대화도 잘 하지 않는 부장님조차 그리워하게 만든다. 과연 플레이 숍의 힘이란... ★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최대치로 표현한 사진을 모아봤다. 좋은 장소만 가면 찰싹 붙어 찍는 과장님과 대리님(상단 제일 왼쪽)은 결국 브로맨스를 완성했고(?), 그 옆에 귤 모자 쓴 과장님은 우산을 쓰고 팀원들의 인생 샷 남기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 옆에 사진은 이번 제주 여행에서 내가 가장 애정 하는 사진인데, 모두 번개 맞은 것 아니냐며 걱정했지만 허리와 목이 꺾일 정도로 호탕하게 웃는 모습이다.회사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모습이랄까. 그 아래 모래에 몸을 파 묻은 대리님은 과연 이 플레이숍의 주인공이었다. 결혼식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아 즐거웠던 것일까. 생목으로 결혼식장에서 부른 축가도 불렀다고. 그 바로 아래 초록 조명 아래 남자분과 동일 인물이다. 그리고 바로 옆 멋진 풍경을 두고 파란 옷을 입은 대리님과 과장님은 서로 인생 샷을 찍어주기로 해놓고 찍고 싶은 것만 찍는... 찐 동료애를 과시했다. 


다녀와서 즐거웠다는 평이 참 많았다. 어떤 조는 후기 모임을 계획 중이기까지. 평소 함께 일해본 적 없는 잘 모르는 동료와 1박 2일 만에 이렇게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 신나게 적고 나니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몰라 내가 가장 애정 하는, 그 번개 맞은 것 같은 즐거운 사진으로 매듭을 지어본다. 저, 대표님. 저희 내년에 또 가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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