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깔린 길을 달린다. 달리는 것도 손으로 꼽을 일인데 밤에 달리기는 처음이다. 내가 왜 이리 달리지? 마음이 급해서다. 그렇게 많이 늦지는 않을 거 같은데 왜 이리 뛰지? 미리 준비를 해야지 확인을 해야지 하는 잔소리 듣기 싫어서이다. 잔소리를 왜 듣기 싫을까? 잔소리를 들으면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이 나쁘다. 왜? 그래, 하며 인정하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을.
마트 가고 인터넷으로 배달을 시키며 제사장을 봤다. 시금치나물을 무치고 건고사리를 불려 삶아 무치니 야들야들 맛있다. 제주산이라 그런가 보다. 도라지는 마트에 중국산 뿐이어서 남편이 5일장에서 사 왔다. 국산이라고 사 왔지만 중국산 같다. 쓴 도라지도 볶아 놓는다. 소고기 무 홍합 동태 낙지를 넣고 탕을 끓이고 무와 소고기를 넣고 국을 끓인다. 동태포에 소금을 살살 뿌려 밀가루와 계란물을 입혀 지진다. 버섯 양파 당근을 채쳐 버섯 전을 한다. 다진 돼지고기 소고기에 양파 당근 파 버섯을 다져 넣고 동그랑땡을 만든다. 혼자 만들고 밀가루 입히고 계란물 입히려니 바빠서 모양내지 않고 대충 한다. 소고기를 칼등으로 다지고 소금 후추 뿌려 육전을 한다. 두부 전도 한다. 잘 말린 커다란 생선을 손질해서 찐다. 작년 보다 가짓수도 양도 많이 줄였다.
저녁이 되어 상차림을 준비하다 보니 아뿔싸 곶감이 없다. 어떡하지? 슈퍼로 뛰어갔다. 곶감이 없단다. 옆에 가게로 갔다. 없단다. 어떻게 하지? 택시를 타고 마트로 가야 하나? 순간 옛날 시화병원 앞 5일장 생각이 났다. 거기에 식자재마트도 있다. 내 순발력이 아직은 쓸만하구나. 뛰고 또 뛴다. 뛰면서 생각한다. 남편에게 부탁하면 될 걸 나는 왜 뛰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