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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May 06. 2020

내가 아주 꼬마였을 때

순수했던 어린시절


 어른이 되어서도 어렸을 때의 그 맑은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을까? 계산하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봤던 세상과 살아가는 방식. 나이 들어서도 그대로일 수 있을까?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치정싸움, 각종 뉴스에 보도되는 범죄들, 살인, 사기사건, 시댁갈등, 직장 내 갈등 등등.


 어릴 때 읽었던 어린왕자란 책은 6학년 담임선생님께서 강력 추천하셨던 책이었다. 그 땐 왜 그렇게 이 책을 좋다고 하셨을까 쉽게 이해하지 못했던 거 같다. 사업가의 별, 술고래의 별, 권력자의 별 등을 여행하는 어린왕자에게서 계산하지 않는 마음의 중요성을 읽었지만 그런게 왜 그토록 찬양받는지는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보니깐 그 마음이 간절하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어린 시절 가졌던 그 순수하고도 맑은 투명한 마음을 쉽게 잊어버리고 만다는 것을 20대를 통과하고 30대에 접어들면서 아프게 느끼고 있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는 어린왕자의 말들이 어른이 되면서 실감나게 다가온다. 결혼식은 얼마나 성대하게 치르는지, 아파트 평수는 얼마인지, 재산은 얼마인지, 차는 몇 cc인지, 모든걸 숫자로 수치화하고 비교하고 우월감을 느끼기도 하고 열등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 갈등이 심해지면 위에서도 적었듯이 각종 문제로 발전하게 된다. 어른들은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사는 걸까. 요즈음에는 일부 아이들도 어느 아파트에 사는지를 따지며 친구를 차별하기도 한다던데 미래의 내 아이들은 그런 아이로 자라질 않길 바랄 뿐이다.


 내가 어린 아이, 즉 꼬마였을 때는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자연과 벗삼아 놀러 다니기를 즐겼다. 삼삼오오 친구들과 모여서 뒷동산에 올라가기, 개울에 가재 잡으러 가기, 동네의 개들과 뛰어놀기, 땅따먹기 놀이하기 등. 그렇다고 같이 놀러 다니면서 전혀 갈등이 없었던 건 아니다. 토라져서 울기도 하고 삐지기도 하고 싸우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금방 웃으며 화해할 수 있는 계산하지 않는 내적 순수함이 있었다. 함께이기에 즐거웠고 그렇기에 갈등이 생겨도 금방 화해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언젠가는  낮에 남동생과 싸웠다가 밤에 잠자리에서 서로 미안해하며 부둥켜안고 울었던 기억도 난다. 


 친구들,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비슷하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빗장이 있다. 열어젖힐 수 없는 각자의 고유한 벽이 있다. 그 벽을 깨는 순간 서로가 서로를 상처 입히기라고 할 것 마냥, 속에 있는 약점을 들킨 것 마냥, 모두가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고 있다. 쉽게 내보일 수 없는 성벽이 있다.


상자 속의 양 한마리^^;;


 과거가 그립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이 그립다. 구멍 뚫린 조그만 상자 안에서 건강하고 씩씩한 양 한 마리를 발견해낸 어린왕자의 맑은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 비록 켜켜이 때 묻은 세상에 물들어갈지라도 우리 모두 다함께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마음을 잃지는 말자고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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