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10화. 고백
이해받지 못 하는 일이 훨씬 많았을 거야. 자신의 속마음을 말 못하는 경우도 많았을 거고. 그런데도 노력하는 쿠로누마가 좋아. 나도 포기 안 할 거야. 좋아하니깐.
닿았으면 좋겠어. 닿아라. 닿아라. 닿아라.
떨림이 멈추질 않아. 카제하야한테 내 진심을 말할 때가 왔어.
미안해. 울려서 미안해. 많이 곤란하게 해서 미안해. 나만 하고 싶은 말 해서 미안해.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그땐 꼭 말해줘. 듣고 싶어. 어떤 얘기든. 내 마음은 안 변할 테니깐.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온 거라고. 그래. 용기 내서 말하자. 그냥 거기서 내 얘길 들어줘. 카제하야. 난 지금까지 뭔가를 하면 사람들로부터 늘 미안하단 말만 들어왔어. 그래서 카제하야 널 처음 만났을 때 네가 웃으며 고맙다고 해 준 말이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무채색의 어둡던 내 세상을 카제하야 네가 눈부시게 바꿔줬으니깐. 너란 존재 하나로 내 일상이 바뀌었으니깐. 근데 난 그때 너와 정 반대의 행동을 했어. 그러니깐 이번엔 미안하단 말 대신 들어줘. 웃어줘서 고마워. 말 걸어줘서 고마워. 자상하게 대해줘서 고마워. 여태까지 내가 몰랐던 수많은 감정들을 가르쳐줘서 고마워.
그리고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내 가슴속에 가득한 지금 이 마음을 어떤 말로 해야 다 표현이 될지 모르겠어. 그냥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널 좋아해.
잠깐만 가리지 말고 나 좀 봐봐. 나 그동안 네 얼굴을 이렇게 정면에서 똑바로 본 적이 없었거든.
전 이제 사심 없이 카제하야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어졌어요.
카제하야가 자기 마음은 안 변할 거라고 했는데 전 이제 어떡하면 좋아요. 제 안에 시커먼 욕심이 가득한데.
명심해. 사심이란 갖고 있는 게 당연한 거야.
두근두근. 콩닥콩닥. 안절부절. 내일이 이렇게 기다려지는 건 얼마만일까.
빨리. 빨리.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