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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Jul 19. 2020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내 인생의 숙명이란 무엇일까?


 베토벤이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라고 말했다는 그의 비서 안톤 쉰들러의 증언에서 유래된 제목 <운명>. 초등학교 6학년 음악 교과서에도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이 감상곡으로 실려있다. 베토벤이 운명 교향곡을 작곡할 당시에는 점점 청력도 나빠지고 나폴레옹이 베토벤이 살던 빈을 점령하는 등 시련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제목을 알고 들어서 더 그렇겠지만 운명 교향곡 1악장의 첫마디부터 거대한 삶의 소용돌이를 표현하고자 하는 열정이 느껴졌다.


 베토벤의 삶을 굳이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저마다의 운명이 존재하는 것만 같다. 그 운명은 타고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사소한 선택의 겹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린 시절 자주 하던 놀이, 자주 만나는 사람, 인생의 스승, 은인, 경험들이 한 사람의 운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때론 운명을 거역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이 마음에 들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이 있는데 번번이 벽에 부딪힌다. 베토벤도 사랑하는 여인과 신분의 차이로 헤어지는 고통에 처하기도 했다. 위대한 예술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천재면 마냥 행복할 것 같은데 이런 면에서는 세상이 공평한 것처럼 보인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듣고 있으면 나의 운명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혹은 숙명. 내 운명이 궁금해지다가 화가 나다가 평온해지다가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된다. 음악과 함께 내 삶의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다. 나는 왜 경기도 사람으로 태어나서 머나먼 경상도 지방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을까? 내가 대학생 시절부터 겪어야 했던 따돌림, 왕따, 그리고 지금 내가 만난 제자들, 동료 교사들, 사람들은 무슨 이유로 이어지게 된 걸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한 편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나의 이 생각 많음을 건설적으로 사용해보고 싶다. 거대한 벽에 부딪힌다 해도 포기하지 않고 내가 믿는 진리, 추구하는 예술세계, 이상적인 사회를 향해서 한발 한 발 내딛고 싶다. 닐 암스트롱이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그날처럼, 떠돌이 개 라이카가 최초로 우주로 여행한 그날처럼, 내 인생의 획기적인 한 발을 내디뎌보자! 운명! 어디 한번 붙어보자!(하지만 내 인생은 행복할 거야!)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왼) 우주의 떠돌이 개 라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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