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청소
두 아이가
굴뚝청소를 했다
깨끗한 아이는
더러운 아이를 보고
세수를 하러 간다
더러운 아이는
깨끗한 아이를 보고
자신도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아이는
굴뚝청소를 한 적이 없다
두 아이를 보고
실소를 한다
두 아이는
서로의 거울을
파괴해버렸다
그들은 그렇게
기억을 지워버렸다
또 다른 아이는
세상에 염증을 느낀다
굴뚝청소를 했는데
어찌 재가 묻지 않겠는가
또 다른 아이는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묻는다
‘너는 세수를 할 거야?’
*조세희 작가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중 굴뚝청소 이야기를 떠올리며 써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