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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Nov 13. 2024

굴뚝청소

창작 동시 

굴뚝청소     


두 아이가 

굴뚝청소를 했다     


깨끗한 아이는

더러운 아이를 보고 

세수를 하러 간다     


더러운 아이는

깨끗한 아이를 보고

자신도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아이는 

굴뚝청소를 한 적이 없다

두 아이를 보고

실소를 한다     


두 아이는

서로의 거울을

파괴해버렸다

그들은 그렇게 

기억을 지워버렸다     


또 다른 아이는

세상에 염증을 느낀다

굴뚝청소를 했는데

어찌 재가 묻지 않겠는가 

    

또 다른 아이는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묻는다

‘너는 세수를 할 거야?’     



*조세희 작가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중 굴뚝청소 이야기를 떠올리며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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