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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러지 같은 별의 이야기

by 루비


“너는 밤하늘에서 엄마에게로 날아온 작은 별이야.”


엄마는 나에게 자주 다정하게 속삭이곤 했다.


나는 그런 엄마를 아주 많이 사랑했다. 비록 아빠는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엄마가 있어서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그런데 그런 엄마가 내 곁을 떠났다.


밤늦게까지 마트에서 일하고 돌아오시는 길에 횡단보도에서 그만 차에 치이고 말았다.

나는 처음엔 눈물도 나지 않았다. 이게 생시인지 꿈인지 구분이 가질 않았다.


마지막에 엄마를 입관할 때 눈물이 펑펑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내 눈물은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그칠 줄을 몰랐다. 엄마가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오랜 이야기 중에 소녀가 눈물을 많이 흘려 바다가 된 전설이 있대. 그 바다에서 사람들은 헤엄치고 신나게 뛰어놀았단다. 그 소녀는 별똥별과 천문학자와 친구가 되었지.”


그 동화의 제목은 <외톨이별과 천문학자 그리고 소녀>였다. 나는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무한한 우주와 별을 상상하곤 했다. 이야기를 해주던 엄마의 눈동자는 별처럼 반짝였다.


난 정말이지, 내가 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고아에다가 일가친척 하나 없는 나는 사회에서 찬밥 신세였다. 모두들 나를 벌레 보듯이 했고 따돌리고 상대를 해주지 않았다. 억울한 내가 도움을 요청하면 할수록 조롱만 받았다. 내가 진짜로 벌레가 된 기분이었다.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나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 모두 고아 소녀에 관한 동화다. 주디나 앤셜리는 인생에서 행복을 찾는 법을 알았다. 나도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소녀들은 내 인생 롤모델이었으니깐.


하지만 소설 속 세상과 내 진짜 삶은 전혀 달랐다. 좀처럼 내 인생에 빛은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언제나 외톨이였으니깐.


그러다 우연히 웹서핑을 하던 중, ‘반딧불이 축제’에 관한 홍보를 보게 됐다. 청정지역에만 서식한다는 반딧불이. 나는 그 반딧불이를 보러 가고 싶었다. 같이 갈 사람도 없고 집에서도 멀어 교통편이 힘들었지만 무작정 이끌려 갔다. 그리고 난 보았다. 밤공기를 가르며 하늘에 별처럼 무수하게 반짝이는 반딧불이들을. 반딧불이의 다른 이름은 개똥벌레다. 그렇다. 반딧불이는 별처럼 빛나지만, 별이 아니라 벌레다. 마치 나와 같다. 나도 내가 별인 줄 알았지만, 난 세상 사람들에게 버러지 같은 존재였다. 벌레, 버러지, 쓰레기.


하지만, 나는 안다. 나는 우리 엄마에게 세상 그 누구보다 소중한 별과 같은 보물이었다는 것을. 엄마에게 나는 누구보다 찬란하게 빛나는 별이었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내일도 눈부시게 빛날 예정이다. 그렇게 어둡고 캄캄한 밤하늘을 빛내는 별이 될 것이다.




https://youtu.be/oda876SosjA?si=vQDhvnlwRvbH5q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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