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세상에 대한 열정

by 루비

Cover Image 출처: Freepik


앤 셜리는 학교생활 속에서도 무수한 열정을 쏟아냈어요.
이야기 클럽을 만들어 낭만적인 소설을 써 내고, 연극 무대에 올라 자신의 배역을 진심으로 살아냈죠.


그녀의 하루하루는 마치 뜨겁게 타오르는 촛불처럼, 삶 그 자체가 열정의 결정체였습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도 앤처럼 세상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하길 바랍니다.

요즘 학교에는 ‘자율 동아리’라는 활동이 있어요.


우리 학교의 1학기에는 요리부, 만화부, 애니메이션 동시부, 보드게임부, 축구부가 운영됐습니다.


아이들은 자율 동아리를 손꼽아 기다려요. 격주에 한 번뿐인데도 “이번 주는 동아리 하는 날이죠?” 하고 물어올 정도랍니다.


그 모습을 보며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은 정말로 재미있고 즐거운 것에, 마음을 다해 몰입한다는 사실을요. 그 열정이 자율 동아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매일의 수업 속에서도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무언가에 흥미를 갖고, 작은 탐구를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예를 들어 국어 시간이라면 시인의 마음을 느끼고 직접 시를 지어 공모전에 응모해 본다든지, 수학이라면 필즈상을 수상한 수학자를 탐구하고, 흥미로운 수학 원리를 친구들에게 설명해 본다든지, 영어 시간이라면 영어 동화나 동요를 정리해서 직접 연습하고 발표해 본다든지, 미술 시간이라면 교과서 속 작품을 실제로 보기 위해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다녀오고, 그 경험을 글로 풀어보는 일이요.


너무 큰 욕심일까요?


아니요, 저는 믿어요.

아이들은 교사의 기대를 넘어서는 성장을 언제나 보여 주는 존재니까요.


앤이 초록 지붕 집에 처음 왔을 때 마릴라는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앤의 존재는 마릴라의 삶을 채우는 소중한 빛이 되었죠.


우리 교실 속 아이들도 그래요.
지금은 조금 서툴고 엉뚱하게 느껴지더라도, 훗날에는 “정말 대견하게 자랐구나” 하며 눈시울 붉힐 날이 분명 올 거예요.


꼭 뛰어난 사회적 지위나 눈부신 성공이 아니더라도, 마음속에 따뜻한 열정과 깊은 생각의 씨앗이 피어난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열정 없이 살면 시기심이 당신의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죠.


아이들이 자신의 삶에 몰두하고,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아간다면 친구를 시기하거나 질투할 이유도 점점 줄어들 겁니다.


기쁨은 나눌수록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눌수록 절반이 되니까요.


그러니 우리,
어린이들의 삶에 열정을 심어 주는 어른이 되면 어떨까요?


그 첫걸음은 바로, 우리 교사들부터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에서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keyword
이전 08화세상에 대한 호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