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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야망을 키워 나가기

by 루비

Cover Image 출처: Freepik


“아, 야망을 갖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야. 난 야망이 많아서 참 다행이야. 야망이란 결코 끝이 없는 것 같아. 그게 제일 좋은 점이지. 하나를 이루면 또 다른 꿈이 더 높은 데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으니까. 덕분에 인생이 이처럼 재미있잖아.”


앤 셜리는 야망이 많은 소녀였어요.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욕심’이라 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앤의 꿈은 단순한 욕심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탐욕이 아닌, 자신을 실현하고자 하는 뜨거운 갈망이었어요.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 중 가장 꼭대기에 자리한 '자아실현'의 욕구, 바로 그것이죠.


교실에 있노라면 무기력한 아이들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제 학창 시절을 떠올려 봐도 그랬어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지쳐가는’ 느낌이 강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SKY가 아니면 의미 없다.” “인서울 아니면 실패다.”


그러한 관점 속에서 아이들은 주어진 과목에만 갇혀 버리고, 수업 시간은 그저 견뎌야 할 시간일 뿐이 되어 버립니다.


어쩌면 아이들은 사회가 정해 놓은 '정답만 있는 길'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수천 가지의 직업이 존재하고, 수만 가지의 삶의 길이 열려 있음에도 단 하나의 길만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세상이, 아이들의 꿈을 꺾고 있는 거겠지요.


반면, 앤의 꿈은 언제나 반짝였어요.


성적 우등생이 되고 싶은 바람, 퀸스 대학에 입학하고 싶은 목표, 교사가 되고자 하는 꿈…


그녀는 하나의 꿈을 이루면 또 다른 꿈이 별처럼 떠올라 자신을 향해 손짓한다고 믿었고, 그 꿈들을 차근차근 이루어 나갔습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 시험에 치이고 관계에 지치며 하나둘씩 꿈이 꺾였던 기억이 납니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무렵, 담임 선생님께서 “네 꿈은 뭐니?”라고 물으셨을 때, 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없어요.”라고 대답했어요.


그 말이 얼마나 무력한 말인지,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옵니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봤던 시 한 구절이 떠오르네요.

“학교라는 감옥, 교과서라는 족쇄, 시험이라는 형벌….”

아이들에게 학교가 그런 공간으로 느껴진다면, 그건 우리 어른들이 다시 돌아봐야 할 문제 아닐까요?


앤은 늘 생기로 가득 차 있었고, 날마다 새로운 꿈을 품었으며, 인생을 향해 손을 뻗는 소녀였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앤처럼 계속해서 더 큰 야망을 꿈꾸며, 열정과 희망으로 하루를 채워 갔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라는 공간부터 변해야 해요.


질문을 막는 수직적 분위기,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교실, 융통성 없는 교육과정….

이런 벽들을 허물어야 아이들이 숨 쉬고 자랄 수 있어요.


다행히 요즘은 점차 변화를 향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어요.

놀이 중심의 공간 재구조화, 과정 중심 평가, 프로젝트 수업, 교육과정 협의회 등 긍정적인 변화들이 조금씩 움트고 있습니다.

이제 여기에 더해, 학생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학교가 되었으면 합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교실’, 그게 진짜 교육의 시작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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