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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Mar 30. 2021

우울한 행복

다 함께 잘 사는 날이 오기를


 약간의 스트레스는 창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정여울 작가의 에세이에서 읽은 내용이다. 나또한 약간의 스트레스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때 애벌레들이 부러워 그런 삶을 따라해 보았지만 내 자존감만 추락할 뿐이고 우울감만 심해졌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도전하고 성취하고 열심히 살 때 더 자존감이 높아지고 행복해지는 것 같다. (나만 그런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몇 주 전에 이어 또다시 미국에서의 아시아계 혐오 범죄 뉴스를 보니 너무 슬프고 화가 났다. 안 그래도 나는 학교에서 다문화 사회 및 세계시민의식에 관한 연수를 들었던지라 더 마음이 무거웠고 안타까웠다. 게다가 뉴욕 여행을 꿈꾸고 있던 나로서는 움츠러들고 무서울 수밖에. 아, 정말 마음이 착잡하다.

 

 게다가 또 다른 뉴스는 우리나라 30대 절반 이상이 부모와 같이 사는 캥거루족이라고 보도했다. 혼자 사는 사람의 자가 비율도 11.6%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세상이 너무 우울하고 절망적이다. 이런 세상에서 행복이란 단어는 감히 꺼낼 수 없는 사치인 것만 같다. 인스타그램의 수많은 연예인, 셀럽들과 현실의 평범한 소시민들의 삶은 너무나도 다르다.

 

 난 행복한 것만 같은데 어쩐지 우울하다. 아침에 눈 뜨는 건 조금 힘들지만 일하는 게 신나고 식사시간이 즐겁고 퇴근 후 혼자서 복작거리는 것도 너무나 재밌는데 어쩐지 조금 우울하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뇌리에 강렬히 남은 책 제목,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가 떠오른다.(그렇다고 제가 혼자만 잘 살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정말 주변엔 행복한 사람이 별로 없어 보인다. 왜 이리 힘든 사람이 많은 걸까?


 내가 좋아했던 뮤지컬 빨래의 OST 중 한 걸음 두 걸음에는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니’라는 가사가 여러 번 나온다. 멜론을 들으며 도서관으로 걸어가는 데 이 노래가 나오는 데 꺼버렸다. 개나리, 벚꽃 길을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건너는데 순간 기분이 확 상해서. 하지만 이 글을 쓰며 다짐한다. 비록 음악은 꺼버렸지만 힘든 사람들을 향한 내 마음의 스위치는 끄지 말자고. 진정한 행복이란 다 함께 잘 사는 거니깐.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면 수저계급론을 들이밀며 "넌 걱정이 그것밖에 없어서 좋겠다."라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또한 어려운 시기도 많았고 마냥 상황이 좋은 것도 아니다. 다만 진흙 속에서도 연꽃은 피어나듯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게 내 사고방식이다. 힘들 때도 있고 좌절할 때도 있지만 쓰러지지 않기를.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자율, 성취, 나눔이다.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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