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많은 교사들이 매 주말 집회를 열며 아동학대법 개정과 여러 불합리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였습니다. 저 역시 참여를 고려한 바 있으나, 정보 획득의 통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과거 저는 동료 교사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어, 그로 인한 심리적 고통과 치료를 받으면서 ‘인디스쿨’이라는 전국 초등교사들이 주로 가입한 커뮤니티도 탈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저는 오히려 교직 내부의 낡은 시스템, 교사들 간의 업무 미루기, 그리고 도덕적 결함 등의 문제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학부모 중 일부가 교사들을 악성 민원의 주체로 몰아가려 한다는 주장과 달리, 물론 소수의 이해가 힘든 부류도 있지만, 대다수 학부모는 상식적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문제의 본질을 언급하지 않고 무조건 학부모와 교사를 대립시키는 구도가 저는 부당하다고 여겨집니다. 실제로 ‘인디스쿨’ 커뮤니티는 교사들이 집회를 시작하기 1년 전부터 이미 탈퇴한 바 있으며, 이는 원래 취지와 달리 교사들의 발전을 저해하며 '고인 물'처럼 굳어졌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초등교사가 되기 위한 관문인 교육대학의 인기가 급격히 하락하였다는 소식에, 일부는 교육의 미래를 염려하고, 다른 일부는 교사들의 책임을 조롱하듯 지적하였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접하면서 초등교육의 미래가 마치 선장이 없는 배처럼 침몰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만약 모든 배가 침몰하여 살아남는 이가 없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저는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의 가치를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교직이 인기가 없다고 평가받고, 망했다고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더라도, 저는 그러한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묵묵히 제 길을 걸어가고자 합니다. 비록 제가 과거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처럼 외딴 무인도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냈지만, 결국 구조선을 만나 기적처럼 탈출하여 새롭고 희망찬 인생을 되찾은 것처럼요.
우리나라 교육 역시 지금은 절망과 좌절 속에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품으며 기회를 모색한다면 분명 밝은 미래가 도래할 것이라 믿습니다. 저 또한 그 길에 동참하여, 교육에서 희망을 찾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