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교사로서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아이들의 성장이, 행복이, 기쁨이 저에게도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며, 저를 한층 성장하게 만듭니다.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웃음소리, 뛰어노는 건강한 모습, 그리고 새로운 것을 접할 때의 놀람 가득한 표정이 저를 늘 즐겁게 합니다. 아이들이 있기에 제가 존재할 수 있으며, 교사로서의 보람을 깊게 느낍니다.
물론 언제나 즐거운 것만은 아닙니다. 매우 제멋대로인 아이들을 만난 적도 있으며, 매일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힘겨워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순간에는 제 능력의 부족함을 느끼며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제가 더 훌륭한 선생님으로 성장하기 위한 소중한 준비 과정이자 도약의 발판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훌륭한’ 교사가 된다는 부담감에 짓눌릴 수도 있겠으나, 저는 항상 제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프로페셔널한 자세는 교사라는 직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도 기본임을 확신합니다.
오늘 저는 지속적으로 욕설을 일삼는 한 아이와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전날 ‘언어문화 개선 교육 주간’의 일환으로 《나쁜 말 먹는 괴물》이라는 책을 읽고 바른말 사용 교육을 실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고민되고 걱정되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문제없이 생활하고 있는데, 이 아이의 문제 원인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 역시 자신의 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저는 마음을 열 수 있는 상담 방법으로 상담 카드를 활용하였습니다. 성장이나 관계 등 다양한 욕구가 담긴 카드를 선택한 후, 아이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상담을 통해 이 아이는 무엇보다 성장과 성취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점에서 제가 느끼는 바와 어느 정도 닮은 면도 있어 상담 과정이 저에게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만, 이 아이는 너무 어린 나이에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저와 분명한 차이를 느꼈습니다. 아이에게는 '꼭 잘할 필요도, 꼭 성장할 필요도 없다'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이러한 생각이 과도한 낙관이나 태만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고민됩니다.
어린이란 어떤 존재입니까? 한 번 지난 어린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물론, 그 자유가 방종이나 주위 사람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로 변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우리 반 아이들이 어린이로서의 소중한 시절을 마음껏 누리며, 학업은 물론 좋아하는 놀이를 즐기고 자신만의 꿈을 키워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제게 아이들은 그 자체로 소중한 추억의 결정체이자 귀한 보물과도 같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순수함을 지켜주는 존재, 그리고 아련히 마음에 남는 그러한 존재가 되고자 노력합니다. 어린이는 교사에게 단순한 학생이 아니라, 소중한 어린 시절 그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저는 더욱 정성을 다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