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게 동료 교사란 마치 ‘난로’와도 같습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뜨거운 열기에 상처받을 수 있으니,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따뜻함을 나누어야 합니다. 하루 종일 학급에 몰두하다 보면 동료와 한마디 나누지 못한 채 퇴근하는 날도 있지만, 아침마다 교무실에서 인사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이는 학생들과의 유대를 맺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소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동료 교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만, 때로는 서로 비교하며 불화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교사는 한 사람의 직장인으로서 각자의 전투를 벌이는 동시에, 학생들과 함께 성장해야 하는 특별한 직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하게 준비물을 빌려주거나, 다른 반의 사건 소식에 함께 긴장하게 되는 등,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존재임을 느낍니다. 각자의 교실이라는 작은 섬에서 독립적으로 학급을 운영하면서도, 더욱 자주 소통하며 서로 도울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선배 교사와의 관계는 비교적 수월하게 유지되지만, 후배와는 세대 차이도 느끼고 있기에 다가가기 쉽지 않은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과거 저에게 사근사근 다가와 주었던 선배들의 따뜻한 태도를 돌이켜본다면, 오늘날의 어려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교사로서 그리고 직장인으로서 우리는 수업, 생활 지도, 학급 경영, 그리고 업무 전반에 있어 전문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가끔은 개인적인 이야기나 소소한 농담도 오가겠지만, 저는 공적인 영역에서 서로의 전문성을 공유하며 교집합을 이루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문적 학습 공동체가 더욱 활성화되고 소통의 장이 확대된다면, 서로를 존중하며 배움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교직 사회는 절벽 앞에서도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