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교사에게 수업이란

by 루비

Cover Image by Freepik



교사에게 수업은 마치 ‘꽃’과도 같습니다. 씨앗을 심어 새싹이 돋고, 줄기가 자라 마침내 만개한 꽃처럼, 교사의 수업은 아이들의 성장의 원동력이 됩니다. 꽃이 지고 난 자리에 피어나는 잎은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수업의 산물이며, 꽃이 맺은 열매는 눈부시게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처럼, 다양한 학습 자료와 역동적인 수업 구성, 그리고 진리의 아름다움이 담긴 수업은 진정으로 훌륭한 수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만큼 녹록지 않습니다. 초등교사로서 수업 준비보다 각종 행정업무에 치여 본연의 임무인 수업 준비가 뒷전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한 번은 교실에서 교재 연구에 몰두하다 동료 교사에게 “한가해 보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는 가장 중요한 수업 준비 과정이 오히려 외면받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연구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도입’ 단계의 동기유발 역시 그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상적인 환경에서는 매 수업마다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 연구 수업처럼 준비할 수 있겠지만, 제한된 시간과 체력 속에서 모든 교사가 그런 여유를 누리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지나친 기대와 부담은 교사의 에너지를 소진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도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일상 속에서 교육 자료를 꾸준히 수집하는 것이 가장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개인적으로 1년 차 때 지도서를 통해 수업을 준비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경험이 있기에, 지도서가 단순한 참고서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실감합니다. 전문가들이 집필한 지도서에는 활동 구성의 이유, 교육 이론, 적용 가능한 수업 기법 등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어, 한정된 시간 속에서도 효과적인 수업 준비가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몇 년 동안 같은 학년을 담당하다 보면, 자연스레 수업을 재구성하는 능력도 탁월해질 것이며, 언젠가는 자신만의 능력을 발휘해 교과서를 집필하고자 하는 열망도 생기리라 기대합니다.


또한 일상의 소소한 경험들을 교육 자료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고 감상했던 것이 그림책 수업이나 체험 학습으로 이어졌던 사례가 그 예입니다. 대학원에서 아동 문학 교육을 전공하고 SNS에 꾸준히 관련 콘텐츠를 공유해온 경험도 수업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전시회 등 다양한 취미 생활 역시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제공하는 유용한 자원이 됩니다. 결국 교사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은 곧 수업의 도구가 되며,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은 교사 자신에게도 큰 기쁨과 삶의 활력소가 됩니다.


최근 고학력과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많아진 상황에서, 때로는 교사의 지도 방식이 폄하되거나 조롱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교사의 전문성은 결국 수업에서 비롯된다고 믿습니다. 지속적으로 다양한 수업 기법을 익히고 열린 마음으로 학습에 임한다면, 교사로서의 자존심과 위치는 단단히 지켜질 것입니다.




keyword
이전 17화교사에게 업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