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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제가 서른두 살이 되던 해인 2018년에, 서른한 살이던 제 동생에게 쓴 편지입니다.
인생의 힘든 고비를 겪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며 이겨내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이 편지는 블로그에 저장만 해두고 결국 전해주지 못한 것이 지금은 많이 아쉽습니다.
동생이 떠난 지금, 이제야 다시 읽어보고, 세상에 내놓습니다.
제가 2년 동안 임용 시험공부를 하느라, 군 복무 중이던 동생을 충분히 챙겨주지 못한 게 늘 마음에 남습니다.
동생에게 더 많이, 더 따뜻하게 해주지 못한 게 가슴 아프고... 지금도 너무 많이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부디 하늘나라에 있는 동생이 이 편지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첨부하는 사진은, 동생이 스무 살 때 마카오 와인박물관에서 찍은 모습입니다.
그 시절, 제 동생은 세상 누구보다 순수하고, 맑게 빛나던 사람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준영아, 안녕!!
누나가 준영이한테 편지를 다 쓰다니, 해가 서쪽에서 뜰일이다. 그치?
생각해 보면, 누나로서 동생한테 잘해준 게 별로 없는 거 같기도 해. 군대 갔을 때 편지 한 번 써주고, 두 번인가? 가끔 먹을 거 사주고 용돈 쥐어주고, 그게 전부였던 거 같아서 미안하네. 그래도 기억날지 모르겠지만, 우리 어릴 때는 무척 친했었다. 새 집 짓기 전에 같은 방에서 생활할 때 자기 전에 낮에 싸운 일로 서로 사과하고 울면서 부둥켜안다 잠들었었잖아. 기억나니?
그런 우리가 어느새 둘 다 30대라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세월이 참 야속해!! 준영아, 네가 정신없이 거리를 헤맬 때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네가 조금만 늦게 들어와도 걱정이 되고. 엄마 아빠가 많이 싸워서 속상했던 적도 많지만, 이제 우리도 어른이 되었으니 엄마아빠의 고충을 이해하고 가정의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보자! 누나가 스파게티 해줬다고 바로 치킨 시켜줘서 무척 고마워. 근데 한 가지 서운한 건, 같이 먹다가 말도 없이 네 방으로 사라져 버린 거야. 앞으로는 그 점도 유의해줘. 우리는 따뜻한 가족이잖니!
준영아, 취업도 해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고 고민이 참 많지? 근데 미리부터 걱정할 거 없어. 해결책이 없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고 해결책이 있다면 그것부터 단계별로 시행하면 되잖아. 내가 『나를 책임져, 알피』라는 영화에서 본 대사인데,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래!! 아직 사랑하는 사람은 못 찾았아도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 수는 있잖아.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말자!
공부하다가 어렵거나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고 늘 재밌게 살자! 건강 잘 챙기고, 나의 동생 사랑해! 우리 각자의 가정이 생기고 나서도 언제까지나 서로 든든하게 의지하며 부모님과 행복하게 살자!
2018년 2월 1일
준영이의 따뜻한 누나가
아름다웠던 스무 살 시절 내 동생의 순수하고 섬세한 모습, 마카오 와인박물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