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연재] 왕이 못생겼다고?그래도 포장해드립니다

3화. 첫 포장 배틀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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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화의 <용사산업기사 따기>



3화. 첫 포장 배틀.





이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칼이 아니라 말발이 필요하다.

왕의 못생긴 얼굴을 포장하라는 첫 시험, 택시기사 출신 김제로가 나섰다.

진심과 개그, 그리고 간절함이 뒤섞인 포장이 시작된다!



#첫 포장 배틀.

#선생이 들어왔다.


“자 오늘부터 생존배틀을 시작하겠습니다”

생존배틀? 수업을 안 하고?


“여러분은 모두 적입니다. 동료란 없습니다. 주위에 있는 사람은 짓밟고 일어서야 합니다. 그래야 용사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용사란 이런 게 아닐 텐데.


“저, 용사는 동료와 힘을 합쳐 모험을 하지 않나요?”


분홍머리가 말했다.


“용사는 단 한 명뿐입니다. 여러분은 용사가 되려 하는 거지 동료가 되려고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용사가 되는 것은 여러분 중 한 명입니다. 아시겠어요.”


침이 꼴깍 넘어간다. 용사가 못되면 집에 못 가는 거야.


분홍머리는 약간 꽃밭에 있는 것 같군. 쉽게 이길 수 있겠어.

“한 가지 주제가 주어집니다. 여러분은 잘 포장하셔야 하고, 잘 포장한 사람이 생존하게 되는 겁니다”


선생은 가져온 가방을 뒤지더니 무언가를 꺼냈다.


팻말이었다.


팻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세계의 왕이 추남이다. 왕이 자신의 얼굴을 평가해 달라고 했는데 어떻게 포장할 것인가?”


이세계의 왕은 추남이었군..


아니 이럴 때가 아니야. 추남을 어떻게 포장해야 하지?


근육질이라고 얘기해줘야 하나. 너도 잘하는 게 한 가지쯤은 있겠지?라고 얘기해줘야 하나.


아니면 개그맨 하시기에 진짜 완전 적합한 얼굴을 하고 계세요. 이렇게 포장해줘야 하나. 근데 왕이 개그맨을 할리는 없지.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 분홍머리가 손을 들었다.

“제가 먼저 해보겠어요”


선생이 말했다.


“네, 김분홍 씨 먼저 해보십시오.”


“저라면 일단 장점을 찾겠어요.”


장점을 찾는 다라. 아주 좋은 생각이야.


대머리도 장점이 있듯이 추남도 장점이 있을 거야. 그러니까 지금까지 생존했겠지.

“예를 들어 덩치가 좋고 근육질이라면, 정말 싸움을 잘하시겠어요.라고 하겠어요.”

“음.. 좋아요”


분홍머리. 선생한테 칭찬을 듣다니. 대단하군.


나도 빨리 생각해야 해. 뭐라고 칭찬을 하지 대체!! 대체!!


택시기사 20년 나도 많은 손님을 만났지만 몬 생긴 손님 만날 때마다 하던 건 정말 착하게 생겼어. 아주 착해.


이런 거밖에 안 했다고.


근데 이렇게 포장해서는 살아남지 못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없고, 이세계에서도 떵떵거리며 살 수 없다고...!

이렇게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묶음 머리가 말했다.

“제가 해보겠습니다”


묶음 머리. 묵직한 한 방이 있을 것 같다.


“묶음 머리가 잘 어울리시겠어요. 저처럼 말이죠.”


그래, 이건 진심을 전하면서 상대방을 까는.. 그런 멘트야


왜냐고?


묶음 머리 몬생겼거든..

“음.. 왕이.. 좋아할 거 같습니까?”


선생이 반문을 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얘기하겠습니다”

“묶음 머리는 턱선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마치 저처럼 말이죠.”

진짜 턱선이 사각이긴 하다.


“저처럼을 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넌 탈락이란 얘기군. 분홍머리만 제치면 이길 수 있어.


좋아해 보는 거야.


“마지막으로 김제로씨 해보시겠습니까?”


좋아해 보는 거야.


“이세계에서 만난 사람 중 제일 잘생기셨습니다. 폐하 정말 따봉!”

역겹긴 하지만 이게 최선이다.


“음.. 브라보.. 정말 철판이시군요. 포장을 정말 잘하십니다.”

“근데 이세계에서 처음 본 사람이 바로 왕 당신입니다”


나도 마지막 양심은 있다. 양심은 있어.


“음.... 이건.. ”


안돼. 포장을 좀 더 해야 돼


“아 아직 안 끝났습니다”


“네 좀 더 해보십시오.”


“처음이 오늘 처음 본 사람을 말하는 겁니다”


선생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브라보. 아주 강약을 잘 조절하십니다. 일방적인 칭찬보단 이렇게 놓았다 잡았다 하는 칭찬이 아주 좋죠”


안돼. 입이 근질거려.


내 속마음을 얘기하고 싶어.


여기서 끝내야 하는데.


안돼.


“신이 자신의 모습을 따서 인간을 만들었다고 하죠. 만약 그랬다면 신은 쓰레기입니다.”

안돼. 해버렸다.

“왜 쓰레기죠? 너무 몬생겨서 쓰레기라고 한 겁니까? 이건.. 좀..”


“왜냐면 오늘 처음 당신을 보게 했으니깐요”


내 생존 본능이 발동했다.


선생은 약간 갸우뚱했다.


“근데 제가 택시기사를 하는데 저는 이런 손님 처음 보잖아요. 그러면 손님으로 안 받습니다”


선생은 표정이 굳으면서 나를 봤다.


“왜 안 받죠? 첫 개시를 몬 생긴 사람으로 하면 일진이 사나워서 그런 건가요?”


“그게 아니고. 제가 쌍 라이트 키고 운전하는 줄 알아요. 반대편 차선에서.”

선생의 표정이 밝아졌다.


“빛이 난다는 거군요.”


“두 발이 없다는 거죠”


“네? 대머리라고요?”


“신처럼 두 다리로 걷지 않고 날아다닌 다는 겁니다”


“음. 아..”


아 여기서 끝내야 돼. 참아야 돼..


근데 그 신이 짚신이에요.


우리가 항상 발로 밟는 그 신발이요.


근데 그 신은 우리를 보살피죠.


자신은 다 해어지면서.


근데 얼굴을 보니 정말 다 해졌군요..


그리고 여친과도 헤어지게 생겼어요..


안돼 멈춰. 상상력.


“끝입니까?”


선생이 얘기했다.


“네 끝입니다.”


“음.. 제가 바로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바로 결과발표라.


분홍머리만 이기면 돼.

“김제로씨의 승리입니다”


역시 내가 이겼어.


“평가가 이렇게 나온 것을 설명을 드리자면. 김분홍 씨. 싸움을 잘할 거라고 했는데, 왕은 몸싸움을 하지 않습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능력이라는 거죠. 칭찬으로 받아들이기는 하겠지만, 약간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최묶음씨는 딱히 임팩트도 없고, 논리도 부족했습니다. 다음번에는 좀 더 분발해서 다시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김제로씨. 훌륭했습니다. 처음 하는 것치곤 잘하시더군요.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하는 그런 멘트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도 솔직하게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맹목적인 칭찬 보단 탄산처럼 톡 쏘는 그런 맛이 있어. 스트레스가 풀렸습니다. 포장용사라고 해서 칭찬만 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주 훌륭하게 해 주었습니다”


선생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나에게 주었다.


그것은 바로,


[포장용사기능사] 자격증.


“당신은 포장을 잘하였기에 이 기능사를 수여합니다. 당신은 솔직 담백 하지만 상대의 기분도 맞출 수 있는 말을 잘하였기 때문입니다.”

“가.. 감사합니다.”


나는 기능사를 받으며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이세계에 와서 개고생?을 하면서 얻은 첫 성취였다.

“그럼 저도 이제 용사입니까?”


“용사죠. 마왕 만나면 1초 컷 나는 용사요”

그래도 용사는 용사다.


“농담이고, 용사입니다. 좀 더 숙련을 하셔서 산업기사 따시고 기사 따시고 기능장 따시면 진정한 용사가 되실 거예요”

“아 그렇군요.. 어서 산업기사를 따야겠어요”

나는 눈물을 머금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마리가 있었다.

“축하드려요~ 기능사 따기가 힘든데 따셨네요”

“신이 도왔기 때문이죠...!”


“오늘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하고 쉬셔도 돼요”


“아 그래요? 그럼 마을이나 한 번 돌아도 될까요?”

“네 그렇게 하세요. 근데 너무 힘은 빼진 마세요. 내일부터는 파티를 짜셔 큐를 돌릴 예정이니깐요. 내일은 오늘보다 더 힘들 거예요”


오늘 보다 힘들다라.. 택시 짬바 20년, 이 정도쯤은 아무것도 아닌데.

“네. 숙소에서 봬요”


나는 마리에게 가볍게 인사 한 뒤 마을 시내로 나갔다.


마을은 정말 활기가 넘쳐 보였고 중세 판타지 그 자체였다.




❤️이 글은 사랑하는 동생(우준영)이 남긴 유쾌하고 진심 어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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