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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Jun 09. 2021

혼자에 익숙했지만

이제는 함께 하고 싶어요

 혼자에 익숙한 시간들이었다. 나는 친구가 별로 없다. 이유가 뭘까 혼자 고민하고 괴로워하던 시간들을 보냈다. 한동안 스토킹을 당하면서 조롱과 욕설을 듣기도 했다. 죽을 만큼 힘든 시간을 말 그대로 존버했다. 그런데 그것 나름대로 다 쓸모가 있더라. 그렇게 혼자 고민하고 방황했던 시간들이 조개 속 반짝이는 진주처럼 나를 아름답게 빛이 나게 해 주었다. 내 탄생석인 자수정처럼 또는 가장 값비싼 보석으로 칭하는 다이아몬드처럼 찬란하게 변모시켰다. 혼자 보내는 시간은 꽤 쓸 만하다.

 

 대학생 때 혼자서 피아노를 연습하러 가던 내게 누군가가 쓸쓸하지 않냐고 물어보면 난 “사람은 원래 외로운 존재야.”라고 대답했었다. 한동안 그 생각을 고수했었다. 인생은 원래 고통이고 사람은 외로운 존재라고 말이다. 고독과 씨름하며 살아온 난 고독 나름대로의 장점도 좋지만 이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고 싶다. 혼자인 각각이 모여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믿으니깐.

 

 겨울왕국의 엘사는 손대는 것마다 얼음으로 만든다. 자신의 파괴적인 마법의 능력을 깨닫고는 방에 틀어박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문득 내가 겨울왕국  엘사는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무 진지하다. 무겁다. 순수해서 싫다는 말도 들어봤다.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자주 하며 살아왔다. 보수적인 교육계에서 몸담고 있는  그래서  힘들었다.  방황으로 글을 쓰고 예술을 즐기던 내가 이제 책을 쓰고자 한다. 어딘가에 있을 나와 비슷한 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람을 이해하지 못해 불편했던 사람들을 위해서도...

 

 사람은 누구나 다 다르다. 그중에 유독 개성이 뚜렷한 사람도 있다. 그 개성이 눈부신 태양처럼 다른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할 만큼 강한 빛이 되어 내리쬘 때도 있다. 태양을 똑바로 바라보기는 힘들지만 내리쬐는 햇살을 만끽할 수는 있다. 태양에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지만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기를 기대할 수는 있다. 무더운 더위는 싫지만 빨래를 뽀송뽀송하게 말려주는 태양빛에 감사할 수는 있다. 그렇다. 저마다 좋은 점을 찾아보려고 하면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중요한 건 너른 마음으로 이해하는 포용력, 이해심이다. 그것을 꿈꾸며 이 책을 쓴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다. 그리고 곳곳에는 나처럼 혼자에 익숙한 사람들이 숨어있다. 그 사람들을 색안경 끼고 바라보지 말고 찬찬히 따스하게 응시해보는 건 어떨까? 엘사의 따뜻한 사랑이 얼어버린 안나의 심장을 녹였듯이 그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가치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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