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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May 15. 2021

오랜 시간 힘들었던 이유를 알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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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년간 계속 너무 힘들었다. 이유를 꼬집어 말할  없는데, 그냥 사는  자체가 힘들었다. 어떻게든 마인드 컨트롤을 해보며 "하루하루가 행복해"라며 다짐도 해보고 최대한  자유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며  주변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세팅했다. 그렇게 가까스로 찾은  보였던 행복. 그런데 자그만 틈에도, 다른 사람의 미세한 표정, 행동 하나하나에도 살얼음판을 거닐  두려워하며 벌벌 떨며 크나큰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그렇게 힘들어하며  년간 하소연하듯이 상담을 다녔다. 그런데도 명쾌한 답을 찾을  없었다. 그런데 오늘  답을 찾았다. 대인공포증이 있는  같다는 나에게 상담사님이 물어봤다. 무엇이 그렇게 두렵냐고.


 나는 대답했다. "남자들 앞에서는 이성적인 호감으로 다가갈까  두렵고 여자들 앞에서는 미움받을까  두렵다고."  이전 글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20 시절 내내 심한 왕따의 상처를 겪은 사람이다.  후폭풍과 후유증이 대단해서 대인기피증까지 생겼고 사람들을 두려워하게 됐다. 그리고 심한 방어기제로 어떤 사람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거리를 유지하며 속으로는 벌벌 떨며 다시는 상처 입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쓰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상담사님의 질문에 꽁꽁 얼어있던 마음이 와장창 깨져버렸다. "좋아하지 않으면 호감  걱정을  해도 되지 않아요?" ! 명쾌해졌다. 나는 내가 사람들을 싫어하는  알았는데 아니었다. 나는 사람들을 실로 좋아하고 있었다. 친해지고 싶었다. 오랜 시간 왕따를 당해 밧줄에 다리가 묶인 코끼리 이야기처럼 나도 나를 왕따의 공포 속에 오랜 시간 가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마음이  이렇게 힘들었는지 명쾌히 깨달은 순간이었다.


 나는 이제 다시 새내기 시절의 나로 돌아가, 애교 많은 성격으로 귀엽고 밝은 성격으로 사랑받았던  시절로 돌아가 다시 사람들을 맘껏 좋아해 보련다. 누군가는 나를 부담스러워할 수도 싫어할 수도, 꺼려할 수도 있겠지. 어쩌면 또다시 왕따를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예전 20대처럼 일부 남자들은 선을 넘으며 나를 희롱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  강인한 내가 되어 단호히 선을 긋고 당당한 내가 되어 주체적으로 사람을 좋아해 보고 싶다. 내가 진심으로 누군가를 좋아하는 , 그만큼 나도 기쁘고 신나는 일이기 때문에.


 물론 한 순간에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 거라는 거 안다. 조금씩 노력해 볼 것이다. 조금씩 떨어져 바위를 뚫는 낙숫물처럼,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변화를 일으켜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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