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순대와 꼬막비빔밥

by 루비
철사 코끼리.jpg



*이 글에는 그림책의 줄거리가 일부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이라면 참고해 주세요.



데헷은 철사코끼리를 만들어 죽어버린 코끼리 얌얌을 대신한다.

상실의 아픔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상실의 단계로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단계를 거친다고 했다. 이 단계는 직선적인 것은 아니고 단계를 건너뛸 수도 되돌아가 반복할 수도 있다.

상실의 과정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글을 쓰고 싶지 않다. 그건 내밀한 나만의 슬픈 자국이기에. 다만 이 그림책을 통해서 데헷의 마음엔 공감하고 싶다. 잃어버린 코끼리 얌얌을 대신해 철사코끼리라도 만들어서 함께하고 싶은 그 마음을...


나에겐, 한 줄 한 줄 쓰는 시와 에세이, 동화와 같은 글쓰기가 큰 위로가 되고 있다. 더불어 추억의 사진을 살펴보는 일, 그와 관련된 음악을 듣는 것들이 슬픔을 조금은 덜어준다. 데헷은 결국 철사코끼리를 용광로에 녹였고 대장장이 삼촌은 종으로 만들어주었다. 은은하게 널리 널리 퍼지는 종소리...


동생을 기리며 쓰는 글 한 줄 한 줄, 추억을 되새기는 사진 한 장 한 장들이 동생을 영원히 기억하게 해주고 싶다. 종소리가 은은하게 널리 퍼지듯이 동생의 향기가, 그와 관련된 창작품이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회자되었으면 좋겠다. 영화 <코코> 속 잊히면 사라지는 영혼들을 기억한다. 누군가가 완전히 잊힌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 아닐까...


동생과 속초에서 먹었던 오징어순대와 꼬막비빔밥 또한 나에겐 철사코끼리와 같을 것이다. 다음에 동생과 갔던 속초에 가서 오징어순대와 꼬막비빔밥을 먹는다면, 나는 동생을 그리워하며 시 한 줄 읊겠지... 너와 왔던 여기 그 순간이 나의 벨 에포크였어...! 그렇게 너는 내 안에서 다시 살아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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