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시빅 자동차에서 아침까지에서는 나미야 잡화점의 진짜 주인이 나온다. 1장에서 그의 이름은 나미야 유지(72세)라고 나온다. 상품 상담을 해준다는 말에 동네 꼬마아이들이 장난스럽게 ‘그럼 나야미(고민) 상담도 해줘요?’ 하고 보채며 시작된 일이었다고, 한 주간지가 전한다. 1장부터 3장까지, 각각의 고민이 독립적으로 전개되면서도 결국 하나의 큰 이야기로 연결된다. 마치 한 편의 추리소설처럼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번 장에서는 나미야가 다시 등장하고, 과거의 상담들이 결과로 돌아온다. 그 결과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되며, 독자로서 마음이 뭉클해진다. 초반엔 오해가 있어서 잡화점의 주인인 나미야가 갑작스럽게 상담을 그만둘 정도이지만, 미래와의 연결을 통해 그건 오해일 뿐이었으며 나미야 덕분에 새 인생을 살아간 사람들의 답장이 속속들이 전해진다. 1장, 2장에서 투박하고 거친 도둑들의 조언이 결국에는 좋은 방향으로 이어진 것처럼, 3장에서도 잡화점 주인 나미야 씨의 조언이 좋은 씨를 뿌린 것이었다.
80년대와 2010년대 사이의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이야기를 보면서 칼 융이 말한 ‘동시성’과 여러 영성학자들이 말한 ‘영혼’에 대한 개념을 떠올리게 됐다. 아직 어렴풋하게 손에 잡히는 개념들은 아니지만, 세상에는 분명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 같다. 책에서 나미야 씨와 아들 다카유키가 서로를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믿지 않을까 봐 조심스레 걱정하는 것이 깊이 이해가 가지만 말이다.
우리는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가며 고군분투하면서도 또한 영혼의 사랑과 배려를 실천하는 온 우주적인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이 소설도 한 사람의 삶을 다차원적인 시공간 너머에서 바라보게 한다. 사소한 말 한마디, 진심 어린 조언 하나가 미래의 어떤 사람에게는 생의 결정적인 기억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입체적이고도 판타지 같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소설이 바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