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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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의 <예수의 생애>를 읽었다. 어린 시절, 동네 교회를 다닌 적이 있다. 그 교회는 내 초등학교 동창의 아버지가 목사님으로 계신 곳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무교 집안이라 내가 커가면서 교회를 그만 가게 하셨다. 그래서 나도 한동안 종교와는 먼 삶을 살았다. 하지만 돌고 돌아 나는 천주교 신자가 되었다. 명동성당에서 예비신자교리를 받고 집 근처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하지만 주변에 신앙인이 많지 않기에 나는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럼에도 이 책은 내게 특별한 울림을 주었다. 예수님의 생애는 그 자체로 많은 깨달음과 감동을 선사해 준다. 앞으로도 더 많은 것들을 알아가고 실천하고 싶다.


용서

예수님은 용서를 말씀하신다. 나는 살면서 지독한 억울한 일과 곤경에 처했었다. 그때 나는 달라이 라마의 <용서>라는 책을 펼치면서 용서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었다. 그런데 잘 되지 않았다. 너무 화나고 억울하고 속상하고 괴로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로부터 수년이 지난 지금은 예수님의 말씀이 조금은 와닿는 것 같다. 하느님도 용서하시는 이를 내가 감히 용서 못할 일이 없는 것 같다. 죄 많은 여인의 이야기처럼, 아무리 죄를 짓고 악한 마음을 먹었다한들, 주님 앞에 진정으로 회개하고 용서하는 이들은 내가 용서하기 이전에 하느님이 먼저 용서하시니, 나 또한 사랑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인간적인 한계로, 용서하더라도 다시 가까이 지내긴 어려울 것 같다.


기적

예수님은 많은 기적을 행하셨다. 오병이어 일화와 물 위를 걷는 일들, 수많은 병자들을 고치신 일들, 그리고 부활의 기적까지. 요즘에 이런 기적을 행하는 자가 나타난다면 예수님의 환생이라고 여겨도 좋을 것이다. 때론, 사이비 교주들이 신자들을 현혹하기도 하지만... 한때 예수님이 이 땅 위에 많은 기적을 행하셨던 일들이 천국의 존재를 드러내고 보여준다. 예수님의 곁에는 언제나 하느님의 위로와 도우심이 함께 했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란 소설의 한 대목처럼, 어쩌면 우리 주변엔 변장한 천사가 있을지도 모른다. 기적을 행하시는 예수님 같은 분은 지금은 없을지라도, 언젠가 우리가 죽고 천국에 갈 날을 생각하며, 내 주변의 천사 같은 이들을 소중히 대해야겠다.



사랑

예수님은 가난하고 비천한 자들, 약하고 소외된 자들을 지극히 사랑하셨다. 세상이 흉흉하고 불신이 깊어 위험에 처한 이들도 외면하는 세상이다. 그래서인지 낯선 이들을 더 경계하고 두려워하곤 한다. 연약한 몸으로 두려움을 떨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내가 실천할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 타인을 도우려는 자세로 살아야겠다. 가끔 누군가가 길을 물어오는 것만으로도 겁이 날 때가 있다. 나의 한계와 연약함을 극복하기 위해 조금 더 단단하고 깊은 신앙심을 지닌 사람으로 거듭나야겠다.




내가 읽은 박미경 번역가가 옮긴 북플리오 출판사의 <예수의 생애>에서는 계속해서 '하나님'이라고 표현되어서 다소 불편감이 있었다. 하지만, 종교는 타 종교를 배척하거나 독선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파울로 코엘료는 그의 소설에서 종교는 특정 집단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이름만 다를 뿐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종교는 서로 다른 이름과 길을 걷지만, 그 안에서 추구하는 '사랑'과 '자비'라는 보편 가치는 같다고 생각한다. 이 책, <예수의 생애>, 그리고 이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킹 오브 킹스>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 따스한 마음이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 나 또한 오늘 느낀 감동을 일상생활에서 자주 실천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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