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오리의 꿈

말썽쟁이에서 우등생으로

by 루비

김 오리는 초등학교 2학년이야. 다갈색 깃털에 가느다란 물갈퀴를 지닌 김 오리는 김 씨 오리네 가족의 막내지. 김 오리의 부모님은 매일 조개며 물고기며 먹이를 찾으러 다니느라 김 오리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아. 어쩌다 집에 돌아와서도 부모님의 사랑을 갈구하는 김 오리를 예의가 없다며 때리거나 혼내기 일쑤지. 그렇게 김 오리는 점차 삐뚤어져갔어.


그래서일까? 김 오리는 학교에 가서도 선생님 말씀을 잘 안 들어. 학교에 가면 물고기 사냥법, 올바른 배변법, 친구 사귀는 법 등을 배우는데 김 오리는 도무지 관심이 없어. 자기가 기분 나쁘면 학교 밖을 뛰쳐나가기도 해. 그래서 한 번은 사냥개를 마주쳐서 도망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어.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 바퀴에 치일 뻔한 적도 있다고. 김 오리는 정말 말썽쟁이야!


그날도 그런 날이었어. 김 오리는 수업을 하다 말고 눈이 M자가 되면서 씩씩거리기 시작했어. 선생님이 다가와 “무슨 일이야? 바르게 앉아야지.”라고 하자 선생님을 꼬집기도 했어. 휴! 정말 구제불능이지. 그런데 김 오리의 선생님은 김 오리의 마음을 알아봐 주었어. 김 오리를 따로 불러다 물어봤어.


“김 오리야? 오늘 기분 나쁜 일 있었니?” 그러자 김 오리가 대답했어. “배고파서요.” 선생님은 화가 났지만 김 오리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어. 이전에도 배고프다고 학교를 뛰쳐나가서 혼낸 적이 있지만 김 오리는 그럴수록 더 어긋났어. 김 오리의 선생님은 방법을 바꿨어.


“김 오리야. 배고프면 기분 나쁘고 힘들지? 학교는 바로 네가 배고프지 않을 수 있게 여러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곳이야. 그런데 수업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면 영영 배고프게 돼. 혹시 김 오리의 꿈은 뭐야?”

“저는 물고기를 많이 잡아서 가난한 오리들에게 많이 나눠줄 거예요.”

“우와, 정말 근사한 꿈이다. 선생님은 김 오리가 태도만 바꾸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어.”


하지만 김 오리는 그 말을 믿지 않았어. 꿈은 꿈이고 학교는 학교일뿐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어느 날이었어. 말판놀이를 마친 후 김 오리는 선물로 받은 조개를 친구에게 건네주었어. 사실은 김 오리는 조개보다 물고기를 더 좋아했거든.


“와, 김 오리! 꿈을 이루기 위해 실천하는 중이구나. 정말 예쁜 마음씨야.”


우연히 좋은 일을 하고 칭찬을 받게 된 거야. 그때부터 김 오리는 수업을 열심히 듣기 시작했어. 기분 나쁘다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횟수도 줄어들었어.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 김 오리의 깃털 색이 점점 화려해지기 시작한 거야. 그러자 김 오리의 친구들이 몰려들었어.


“김 오리야, 너는 정말 아름다운 깃털을 가지고 있구나.”


김 오리는 친구들의 관심에 의연한 태도를 보였어. 선생님도 그런 김 오리를 흐뭇하게 바라봤어.

김 오리는 그해 우등생으로 2학년을 마쳤어. 선생님도 친구들도 단기간의 변화에 놀라워했어. 그건 아마도 선생님이 김 오리에게 꿈을 물어봐 줬기 때문이 아닐까? 김 오리는 물고기를 잡아서 가난한 오리들에게 나눠주겠다는 꿈을 위해서 앞으로도 공부를 열심히 할 거라고 해.






안데르센의 <미운 아기 오리>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재창작해보았습니다. 원작은 아기오리가 사실은 백조였다고 결말지어지지만, 재창작한 이야기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리로 설정하였습니다. 굳이 아름답고 우아한 백조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말썽쟁이에 구박받는 오리였지만, 따뜻한 관심과 칭찬에 백조 못지않은 아름다운 오리로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저희 반 아이를 떠올리며 지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