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므라비차의 클라우딘
음악을 들으면 위로가 된다는 말에 코웃음 치던 시절이 있었다. 나도 늘 음악을 좋아하고 가까이하던 사람이었는데 음악에 위로를 받기보다는 그냥 음악 자체를 즐겼다는 말이 더 어울렸던 것 같다. (어쩌면 그 당시에는 삶이 그토록 힘들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을지도...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삶이 왜 이리 버거운 걸까...) 음악을 듣거나 연주하면 무아지경에 빠졌고 행복했다. 슬픈 노래를 들으면 나도 같이 눈물이 흘러내렸고 밝은 음악을 들으면 나도 함께 환희에 차올랐다.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음악이 마냥 좋았고 내 내면을 건드려주어서 더 쉽게 안정을 찾았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곡은 말 그대로 적확하게 표현하여 ‘위로가 되는’ 음악이다. 음악 그 자체로 그냥 슬픈 감정이 해소가 되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며 아름다운 세상에서 순간을 만끽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바로 그 곡은 막심 므라비차의 <클라우딘>이다.
막심 므라비차의 음악은 대학생 때 <크로아티안 랩소디>와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됐다. 내가 음악 전문가는 아니어서 이 두 음악을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행복과 불행 사이의 어딘가를 오가는 묘한 음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세련되면서도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환각의 상태가 이 음악을 들을 때의 기분과 일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한 반복하면서 들었었다. 한마디로 참 신비로웠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곡 <클라우딘>은 다른 의미에서 신비하다. 서두에도 적었듯이 듣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참 마음에 위로가 된다. 고달픈 세상살이에 힘든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해주고 싶다. 유튜브에 올라온 막심 므라비차의 연주 영상에도 영어 댓글로 아름답다는 찬사가 주를 이룬다. <클라우딘>을 듣고 있으면 구름 위 세계를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된다. 비록 지상은 온갖 불행과 부정적인 감정들과 여러 재앙이 판을 치지만 그것마저도 옅은 안개처럼 산산이 흩뿌려 아름다운 무지개 비로 내리게 할 마법 같은 힘을 지닌 음악처럼 들린다.
이 음악을 연주해보아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미 유튜브에 이 곡을 연주한 사람들이 많아서 샘이 날 지경이다. 조만간 완벽하게 마스터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주해주고 싶다.
막심 므라비차는 크로아티아 태생으로 한국에도 여러 번 내한 공연을 다녀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다. 삶에 지치고 고통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막심의 <클라우딘>을 듣고 잠시나마 휴식을 취해보기를 권한다. 모르핀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고통을 잊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막심 므라비차가 연주하는 <클라우딘> 유튜브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