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반창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비 Jul 19. 2021

모르핀 못지않은 음악

막심 므라비차의 클라우딘

   

 음악을 들으면 위로가 된다는 말에 코웃음 치던 시절이 있었다. 나도 늘 음악을 좋아하고 가까이하던 사람이었는데 음악에 위로를 받기보다는 그냥 음악 자체를 즐겼다는 말이 더 어울렸던 것 같다. (어쩌면 그 당시에는 삶이 그토록 힘들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을지도...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삶이 왜 이리 버거운 걸까...) 음악을 듣거나 연주하면 무아지경에 빠졌고 행복했다. 슬픈 노래를 들으면 나도 같이 눈물이 흘러내렸고 밝은 음악을 들으면 나도 함께 환희에 차올랐다.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음악이 마냥 좋았고 내 내면을 건드려주어서 더 쉽게 안정을 찾았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곡은 말 그대로 적확하게 표현하여 ‘위로가 되는’ 음악이다. 음악 그 자체로 그냥 슬픈 감정이 해소가 되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며 아름다운 세상에서 순간을 만끽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바로 그 곡은 막심 므라비차의 <클라우딘>이다. 


 막심 므라비차의 음악은 대학생 때 <크로아티안 랩소디>와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됐다. 내가 음악 전문가는 아니어서 이 두 음악을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행복과 불행 사이의 어딘가를 오가는 묘한 음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세련되면서도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환각의 상태가 이 음악을 들을 때의 기분과 일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한 반복하면서 들었었다. 한마디로 참 신비로웠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곡 <클라우딘>은 다른 의미에서 신비하다. 서두에도 적었듯이 듣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참 마음에 위로가 된다. 고달픈 세상살이에 힘든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해주고 싶다. 유튜브에 올라온 막심 므라비차의 연주 영상에도 영어 댓글로 아름답다는 찬사가 주를 이룬다. <클라우딘>을 듣고 있으면 구름 위 세계를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된다. 비록 지상은 온갖 불행과 부정적인 감정들과 여러 재앙이 판을 치지만 그것마저도 옅은 안개처럼 산산이 흩뿌려 아름다운 무지개 비로 내리게 할 마법 같은 힘을 지닌 음악처럼 들린다. 


 이 음악을 연주해보아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미 유튜브에 이 곡을 연주한 사람들이 많아서 샘이 날 지경이다. 조만간 완벽하게 마스터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주해주고 싶다.


 막심 므라비차는 크로아티아 태생으로 한국에도 여러 번 내한 공연을 다녀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다. 삶에 지치고 고통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막심의 <클라우딘>을 듣고 잠시나마 휴식을 취해보기를 권한다. 모르핀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고통을 잊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막심 므라비차가 연주하는 <클라우딘>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Nkgezt05MOE

매거진의 이전글 느리게, 한적하게 보내는 오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