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바다 위의 글짓기

by 루비
1.jpg

바다 위의 글짓기


학생들이

하얀 바다 위에 글로써

그림을 그린다


귀족 소녀와 소년이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

시골 다락방에서

할머니의 추억을 찾아가는 이야기,

학교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달콤하고 쌉싸름한 이야기 등


어느새 나는 가만히 서서

등대로서 불을 비춰주고

그들의 배가 스스로 움직인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완전히 바다와 하나가 된다


선생은 뭘 하나 자책하지만

사실은 그들이 바다를 항해하도록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등대의 일이었다

꿈을 실어 나르는 일이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