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의 시계추

by 루비

나는 사람을 대하는 것이 정말 서툴다. 어떤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조차 감이 오지 않을 때가 많다. 대화 도중에도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 그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느라 정작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있다. 센스가 부족해 눈치껏 상대를 편하게 해주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여러 사람과 함께 있을 때면 내 마음속은 늘 혼란의 도가니가 된다.


이런 모습은 가족과 함께 있을 때도 예외가 아니다. 사촌 동생이나 친척 어른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큰 스트레스이자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일이다. 정말로 당장이라도 어디론가 도망가버리고 싶고, 쥐구멍을 찾는 생쥐처럼 혼자 있을 곳을 찾아 숨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직장인으로 11년을 버텨왔다. 생각해 보면 꽤 고군분투하며 살아온 셈이다.


물론 여전히 나에게는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 해법을 찾았다. 그것은 바로 사람과의 만남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누가 보면 히키코모리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항변하자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은 수줍음이 많아 평생 은둔자로 살았지만, 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시들을 발표했다. 은둔자라고 해서 인생의 실패자로 볼 수는 없다는 사실을 그는 증명했다.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역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콩쿠르상을 받았지만, 은둔자로 살아간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만 이런 은둔자의 삶은 외로움과 고독, 고립감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 같아서 그 중심을 잘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이 어쩌면 내 평생의 과업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