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글에 미친 사람이 아닐까 하고. 모든 걸 제쳐두고 글부터 쓰는 사람. 내 동생은 나에게 글을 쓰면 도파민이 팡팡 터져서 중독된 사람 같다고 했다. 정말 그런 것 같다.
글을 더 잘 쓰고 싶고, 유려하고 아름답게 문장을 쓰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될 때는 속상하고 움츠러들게 된다. 꾸준히 하나의 주제로 연재할 땐 성취감과 뿌듯함이 샘솟는데, 중구난방으로 이것도 쓰고 저것도 쓸 땐 왠지 모르게 내가 작아지는 것 같다. 그럼에도 글쓰기를 멈출 줄 모르는 건, 허기진 배를 일단 패스트푸드로 달래는 마음일까?
그래서 요새는 그나마 한 박자 쉬어가며 글을 다듬는 시간을 준다. 바로 올리기보다 조금 더 품위 있는 글을 쓰기 위해 김장김치가 곰삭듯이 내 글도 오래오래 묵혀두려고 한다.
사람들은 어떤 글을 좋아할까? 내 글을 몰래몰래 매일 엿보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궁금하다. 내 팬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나는 극내향인이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은 그리 편하진 않지만, 글로써 자주 만나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싶다.
아마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은 매력과도 연관이 있을 것 같다. 매력적인 사람은 유익한 사람, 독특한(유일한) 사람, 즐거운 사람이라고 한다. 글도 마찬가지 아닐까? 글을 통해 정보를 얻고 그 글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개성이 느껴지고 글을 읽음으로 인해 재미와 감동을 느낀다면, 그 글은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오래오래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을 것 같다.
한 가지 신기한 건, 나는 언어적 직감이 뛰어나다. 어떤 문장을 쓰다가 왠지 이 단어가 어울릴 것 같다며 낯선 단어를 쓰고 후에 단어사전을 찾아보면 정확히 어울리곤 했다. 그것이 나의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부여했다.
글을 쓴다는 나만의 행복한 취미를 내 안에서만 소비하기보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창조의 사유를 나누고 싶다. 내 모토는 소비자가 되기보다는 창조자가 되자였다. 글을 창작하고 세계를 창조하는 일, 글 쓰는 자들만의 특권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계속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