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사랑으로 착각하지 않게 되었을 때
한참이 지나서야, 그 사람 참 나쁜 사람이구나를 깨닫는다. 누군가를 소모하려고 곁에 두는 사람만큼 나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자기 안의 환상성에 갇혀 있을 땐 그 사람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지 깨닫는지 못한다. 뒤늦게 뒤통수를 융단폭격으로 얻어맞고서야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이제는 사람이 무서워진다.
사람들은 욕심, 어리석음, 운 탓으로 쉽게 정리하지만 정작 핵심은 자기 안의 결핍이다.
오랫동안 외로웠던 사람은, 간헐적으로 주어지는 따스한 눈빛에 깊이 빠지곤 한다. 다시는 쉽게 오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 잠깐의 순간을 잊지 못하고 평생의 끈으로 매달린다. 그는 아마 어린 아기 시절에도 그렇게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애타게 기다렸을 것이다.
그렇게 다 자란 성인이 되어서도 아낌없이 사랑을 베풀고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보다 롤러코스터 같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람에게 끌리곤 한다. 그렇게 어린 시절의 결핍과 상처 속에서 평생 자신을 가두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혹은 그녀가 자신의 나쁜 패턴을 깨닫는 순간, 더는 그 사람들은 어떤 효력도 발휘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는 세상 다정한 사랑꾼일 수도 있는 그 사람들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잔인해질 수 있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에 진저리를 치며 박차고 그 자리를 떠날 것이다.
상처 입고 연약한 사람일수록 자주 이용하려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들이 들러붙곤 하지만, 정말 좋은 사람이란, 나를 슬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 사람이 아니란 것을 더 자주 빨리 깨달아야만 한다.
나를 슬프게 하고 무너뜨리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
고통 속에서 커온 사람은 그 상처와 아픔이 마치 열렬한 사랑인 것처럼 착각하지만, 진짜 사랑은 잔잔하고 행복하다는 것, 나도 행복하고 상대방도 행복하고 함께 행복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새장 안에 갇혀 있는 작은 새가 아니라, 더 높은 창공을 향해서 날아가는 한 마리 자유로운 새가 될 수 있다. 그럴 때, 과거의 그 사람들은, 그저 조막만 한 개미처럼 나에겐 어떤 힘도 미치지 못하는 그저 그런 사람으로 남는다. 나는 더 높은 곳, 더 넓은 곳을 향해 과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사람과 새로운 길을 걸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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