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을 사랑할까

by 루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에게 ‘사랑’이란 너무나도 먼 것, 막연한 것이었다. 뭔가 완벽한 이성이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 대부분을 밀어냈다. 그리고 나의 감정을 롤러코스터처럼 흔드는 사람에 휘둘리곤 했다. 그렇게 난 불안한 청춘을 보냈다.


되돌아보면 마음 따뜻한 사람도 많았다. 나에게 작은 선물과 편지를 건네는 사람, 따스하게 안부를 전하는 사람,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사람. 그런데도 나는 그 사람들에게서 매력을 느끼기보다 자극적인 사람들 때문에 상처 입는 날들이 많았다.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편안함과 안정보다 설렘과 불안에 더 내 마음이 반응했다. 그들의 화려한 스펙에 끌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건 아무 의미 없는 것 같다. 사람의 품성과 인성은 그것과 별개란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말 좋은 사람은 꾸준함과 안정감, 편안하게 해주는 배려를 보여준다.


내가 정말 좋은 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우리 아빠’와 내 ‘남동생’ 같은 남자다. 아빠는 40년이 넘게 꾸준히 성실하게 가족을 위해 일해 오셨다. 아빠의 일의 특성상 비 오는 날이나 눈 오는 날은 일이 힘들지만, 그 외에는 황소처럼 쉬지 않고 일을 해오셨다.


난 아빠가 내가 처음 발령받았을 때, 학교 사택까지 데려다준 일, 그리고 다시 그 지역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옮길 때 트럭에 짐을 싣고 데려다준 일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아빠가 있어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른다. 이런 아빠의 모습을 내 동생은 애니메이션으로 남겼었다. 그 애니메이션을 동생이 지워서 볼 순 없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잔상이 남아있다. 아빠에 대한 동생의 사랑이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내 동생은 잘생기고 착하고 순수한 청년이었다. 대학생 시절에는 아르바이트,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정말 열심히 살았다. 컴퓨터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재능이 많았다. 하지만 나처럼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아이였다. 그런 기질이 그를 힘들게 했지만, 아름다운 마음을 하늘도 아시고 일찍 데려간 것 같다. 이런 동생 같은 남자를 만나면 행복할 것 같다.


난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신뢰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서로를 신뢰할 만한 언행을 보여주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누군가의 험담과 이간질만으로 등을 돌리고 배신한다면 그 사람은 분명 좋은 사람이 아닐 것이다. 세상엔 좋은 관계를 시기하고 헐뜯고 훼방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 좋은 사람들은 그런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가끔 글쓰기나 독서 모임에 나가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난다. 위험하고 불안해 보이는 사람은 경계하지만, 따스하고 잘 베푸는 사람들에겐 마음이 열리면서 그를 믿어보고 싶곤 한다.


그동안 힘든 사람들 때문에 상처 입고 우는 나날이 많았지만,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안목을 지녀 좋은 사람들을 많이 사귀고 싶다. 불안하게 하지 않고 연락을 자주 하고 서로 믿고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선 나 또한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https://youtu.be/ukgluvJpL4U?si=2kiXl8IKdirEiE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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