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인색하는 구는 방식 열 가지

by 루비


나는 자주 나에게 인색하게 구는 것 같다. 남을 미워하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 자신을 미워하면 자신을 해한다던데 나는 주로 나를 미워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그래서 자꾸만 아프고 상처 입는다. 오늘은 아티스트 웨이 과제로 나 자신에게 인색하게 구는 방식 열 가지를 탐색해 보고 내 인생에서 몰아내봐야겠다.

첫 번째, 누군가가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하는 버릇. 올해 방송과 정보 업무를 맡게 됐다. 처음 하는 업무에 서툰 데다가 기껏 시종(학교에 종 치는 시각)을 맞춰났더니 알고 보니 내가 받은 시정표에 틀린 부분이 있었다. 처음 할 땐 업체에서 출장을 나와서 도와줬는데 다시 혼자 하려니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겨우 1시간을 낑낑 댄 끝에 수정할 수 있었다. 난 순간, 누군가가 나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틀린 걸 준 거 아니야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지만 부모님은 절대 아니라고 했다. 나를 옭아매는 피해의식에서 자유로워져야겠다.


두 번째, 지나치게 열심히 사는 것. 나는 지나치게 열심히 사는 버릇이 있다. 나에게 쉬는 것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 완벽주의에 빠지다가 거꾸로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자기도 한다. 이건 정말 내 삶을 갉아먹는 것 같다. 마음을 여유롭게 가져야겠다.


세 번째, 나를 고립시키는 것.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한다. 오늘도 교장 선생님이 쉬는 시간에 교실에만 있지 말고 교무실에 자주 들르라고 하셨다. 솔직히 부담은 되지만, 오며 가며 나누는 대화 속에 의사소통도 잘 되고 업무에 윤활유가 되는 것 같기는 하다. 친목도모가 편하진 않지만 조금씩 노력해 봐야겠다.


네 번째, 호의를 부담스러워하는 것. 나는 누군가의 선톡이나 호의 같은 것을 꽤 부담스러워하고 철벽을 치곤 한다.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인데 점차점차 과거의 망령에서부터 벗어나야겠다.


다섯 번째,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 나는 ‘괜찮아’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괜찮아요, 그 정도는 괜찮아요. 가끔 상대가 정말로 괜찮은 줄 알면 눈물이 핑 돈다. 예전에는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투정도 잘 부릴 줄 알았는데 심하게 괴롭힘을 당하고 의기소침해졌다. 나를 잘 보듬어줘야겠다.


여섯 번째, 지나치게 나를 깎아내리는 것. 나는 사소한 발언 하나하나가 나를 깎아내려야 안심하곤 한다. 죄책감도 잘 느끼고, 내가 손해를 봐야 마음이 편안하다. 나를 공주 대접하도록 많이 사랑해주고 싶다.


일곱 번째, 자주 우울해지는 것. 나는 혼자 있으면 백색소음이라도 켜두어야 안심이 된다. 지나친 정적은 나를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이십 대 초중반에는 혼자서도 잘 지냈는데 성향이 바뀌었다. 다시 씩씩한 내가 되고 싶다. 자주 웃고 감사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여덟 번째, 집이 잘 어질러지는 것. 우리 엄마는 나와 달리 지나치게 깔끔하고 꼼꼼한 스타일인데 나는 엄마를 닮지 않았다. 잘 깜박하고 잊어버리고 덜렁대고 방이 잘 어질러진다. 조금은 나를 깐깐하게 챙겨야겠다.


아홉 번째, 인정받으려고 애쓰는 것. 나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강하다. 그러한 과거가 내 인생을 발목 잡고 심각한 트라우마를 안겼다. 가수 아이유의 말처럼 굳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까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는 말자.


열 번째, 지나친 동정심을 베푸는 것. 착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 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절대 칭찬이 아니라고 한다. 조금 더 솔직해지고 당당해지고 나의 것을 잘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하지만 이렇게 의식하고 노력해도 세상이 억까한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나 자신을 듬뿍 사랑해 주고 그 발판으로 다른 사람도 진심으로 사랑하고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잘 구별할 수 있는 지혜인 것 같다. 그렇다면 심각한 내 트라우마도 점차점차 좋아지리라 믿는다. 오늘 이렇게 열 가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글쓰기 주제를 마련해 준 줄리아 캐머런 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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