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없지만 갖고 싶은 물건 열 가지

by 루비


나는 가끔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으면 몸 둘 바를 모르곤 하는 것 같곤 하다. 그런데 때와 상황에 따라 달라서 어떨 땐 매우 당당하게 받기도 한다. 선물을 주는 것도 좋지만 받는 것도 좋다. 그런데 오늘 <아티스트 웨이> 5주 차 ‘가능성 회복하기’를 읽으니 신이 주는 선물에 제한을 두지 않고 넘치게 받을 수 있도록 항상 큰 꿈을 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과제에 있던 ‘지금은 없지만 갖고 싶은 물건 열 가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난 원래 물건을 소유하는데 크게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다. ‘예쁜 쓰레기’란 말처럼 언젠가 쓰레기가 될 물건들이 집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불편하다. 그럼에도 우리 집에는 물건이 많아서 꽤 마음이 짓눌리지만, 그래서 싹 다 비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지금은 없지만 정말 꼭 갖고 싶은 것 10가지만 선정해보고자 한다. 행복한 상상에 빠져들었다.


1. 호박마차 오르골

이건 내가 책상 인테리어를 다시 생각해 보다가 인터넷 검색으로 찾게 된 오르골이다. 책상 책꽂이 앞에 장식해 두면 좋을 것 같아서 사려다가 금액이 너무 비싸서 위시리스트에만 넣어두었다. 이 오르골을 올려두면 마치 내가 신데렐라가 된 기분일 것만 같다.

호박마차 오르골.png


2. 오타루 오르골당 오르골

난 작년 오타루 여행에서 오르골을 총 3개를 사 왔다. 사실 딱히 누구를 줘야겠다는 생각 없이 일단 기념품으로 사고 주변 사람에게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마음이었다. 결국에 인플루언서인 내 친구에게는 댄서 모양의 오르골을, 황가람 님에게는 투명 음악상자 모양의 오르골을, 의사 선생님께는 회전목마 모양의 오르골을 드렸다. 결국 내 소유는 없었다. 하지만 아쉽진 않았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니까. 그래서 다음에 또 오르골당을 가게 된다면 그땐 뭔가 추억을 담아서 사 오고 싶다. 나는 물건 하나를 사도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니까.


3. 이중섭의 그림

이중섭의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 그림을 벽에 걸어두고 싶다. 이중섭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일본인 마사코와 결혼한 후 친일화가로 매도되고 살아생전에는 인정도 받지 못하고 전쟁과 병세 등으로 인해 가족과도 헤어지게 되고 혼자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반고흐도 그렇고 소설 <플랜더스의 개> 속 네로도 그렇고 왜 그림 그리는 화가들은 이렇게 힘겨운 인생을 사는지 슬프고 안타깝고 마음이 미어진다. 그렇게 고통 속에서 위대한 작품을 창조해 냈을 때 그의 인생이 더해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운한 인생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다만, 그토록 예술에 대한 열정과 아름답고 소신 있는 삶에 대한 원칙, 고결한 정신이 뒷받침되어서 그들의 예술세계가 빛이 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그림이 삶의 모든 것이었던 내 동생도 떠올라서 더욱 이 그림을 소장하고 싶다.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jpg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 종이에 먹과 수채(Watercolor and Korean Ink on Paper), 25.8X19cm


4. 홈시어터

가평 사택에 살 때 부엌 겸 거실에 빔프로젝터를 설치했었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빔프로젝트지만 영화를 틀어놓으면 순식간에 부엌 겸 거실 분위기가 낭만적인 공간으로 변했다. 지금은 중고로 판매해서 없지만, 내 집이 생기면 또다시 빔프로젝터를 설치하거나 홈시어터 공간을 만들고 싶다. 나는 영화도 드라마도 음악 감상도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유용할 것 같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놀러 와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5. 까르티에 러브 목걸이

이건 배구 선수 김연경이 팬들에게 선물 받았다고 해서 살펴보다가 나도 갖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까르티에 전시회도 다녀온 적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Love라는 글자가 새겨진 것도 그렇고 나는 목걸이를 안 한지 십수 년이 넘는데 다시 한번 해본다면 이 카르티에 러브 목걸이가 제격일 것 같다.


까르띠에 목걸이1.png


6. 그랜드 피아노

나에겐 업라이트 피아노와 디지털 피아노 두 대가 있는데 언젠가 그랜드 피아노도 갖게 되면 행복할 것 같다. 야마하나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갖고 싶다.


7. 벽난로

나는 종종 잠이 안 올 때 벽난로 ASMR을 듣곤 하는데 벽난로에서 장작이 활활 타오르는 그 모습이 정말 정겹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집에 설치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


벽난로.jpg 동생이 그려준 내 상상 속 벽난로가 있는 집


8. 드비알레 오페라 스피커

그냥 왠지 비싼 스피커를 한 번 써보고 싶다.


9. 책꽂이

지금은 거실에 3단 책장이 여러 개 있는데 새집으로 이사하면 책장을 천장까지 닿게 하고 싶다.


10. 오븐

오븐을 구비해서 빵 만드는 걸 배워보고 싶다. 전자레인지로 계란빵을 만든 적이 있는데 정말 재밌었다.





사실 그밖에 침대도 아주 좋은 걸 갖고 싶고, 침구도, 식기세트도 아주 고급으로 갖고 싶지만, 어디까지나 상상해 보라고 해서 써본 것이다. 다만, 작가의 말처럼 내가 너무 작고 검소한 것만 원하면 내 그릇 자체가 작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크게 꿈꾸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물건에 집착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런 물건들은 내 삶을 풍요롭게 할 것 같다. 신은 우리에게 언제나 선물을 줄 준비가 되어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나는 이제 내 영감을 믿어보고 언제나 선물을 받을 준비를 해야겠다. 그럴 때 정말로 내가 꿈꾸던 모든 것을 얻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얼마 전에 새 차를 샀다. 나는 새 차를 갖고 싶다는 욕망도 없었다. 그런데 타던 차가 너무 고장이 나버렸다. 그래서 새 차를 타고 처음 운전을 하니 정말 신형이라 그런지 좋은 점이 많았다. 검소한 것도 좋지만 현대의 신문물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예전에 오래된 아파트에 살다가 지금은 신축 아파트에 사는 것처럼 조금씩 삶의 질을 높이다 보면 좋은 일도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내 활동 반경이 좁아서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긴 건 아니지만, 나 스스로 안정감이 느껴지고 삶의 만족도가 높다. 그리고 내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반경을 넓히면 더 좋아질 것만 같은 기대감이 있다. 나는 이제 조금씩 신이 주신 선물을 받아보려 한다.


신의 자녀라는 책임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삶이 당신에게 제공하는 최상의 것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 스텔라 테릴 만



밤하늘 별.jpg 내가 살아보고 싶은 집. 유리 천장으로 밤하늘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