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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Feb 27. 2022

로맨스코미디 연극 <그 남자 그 여자>

사랑한다는 것은 타인과 일치하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타인과 일치하는 것이고,
상대방 속에서 신의 불꽃을 발견하는 일이다 
- 파울로 코엘료,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공연명: 연극 <그 남자 그 여자>
관람일: 2022년 2월 25일 금요일 오후 5시
장소: 대학로 초록씨어터


티켓과 연극 무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과연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할까 설레고도 걱정하는 마음이 든다. 그러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데이트를 시작하게 되면 사소한 것 하나도 멋져 보이고 콩깍지가 쓰인다. 그렇게 알콩달콩 사랑을 이어가다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기도 하는데 연극 <그 남자 그 여자>에서는 다른 남자의 대시로 인한 오해와 결혼 타이밍의 어긋남으로 인한 오해 두 가지를 보여준다. 대학교 캠퍼스 커플인 지원과 정민은 사랑스러움과 털털함으로 애정을 이어나가지만, 지원을 짝사랑하는 남선배의 농간으로 오해가 생기고, 직장 사내 커플인 선애와 정훈은 결혼에 대한 견해 차이로 한차례 결별을 한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연애의 사계절을 볼 수 있다.


 결국 오해로 파국을 맞아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되면 사랑했던 추억마저도 휴지 조각이 되어버리는 아픔이 될 것이다. 연극에서는 지원이 라디오에 보낸 사연과 정훈의 진심 어린 고백으로 오해를 극복하고 해피엔딩을 맞는 것으로 이야기를 맺는다. 이렇게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비록 오해로 두 커플 모두 한 차례 결별을 하긴 했으나 서로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과 오해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고 그것을 상대방이 귀담아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 사람 개인의 인격적 성숙도와도 맞닿아있고 연애 경험의 유무와는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


 흔히 연애를 많이 해보면, 사랑을 많이 해보면 더 잘한다고 하지만, 중요한 건 연애의 횟수가 아니라 단 한 번의 경험이더라도 실패하는 과정에서 무언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실수에서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하려는 의지와 깨달음이 없다면 그저 지워지지 않는 상처의 훈장만이 남을 뿐이다. 그것은 나에게도 상처지만 상대방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이 연극이 인간의 희로애락의 감정의 파도를 맛보게 하고도 해피엔딩으로 끝맺을 수 있었던 것은 네 명의 남녀 주인공 모두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존중과 신의가 있는 인물이었던 것에 기반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고 믿음이 없는 사람, 근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사랑이 없는 자기 파괴적인 인물은 겉으로는 사랑을 말한다지만 타인에 대한 진정한 믿음도 사랑도 없다. 그들이 하는 사랑이란 유치한 공염불에 불과하다. 사랑을 하게 되면 상대를 이상화하다가 평가절하하기도 하고 유치한 감정 기복의 절정을 맛보기도 한다. 그럴 때 중심을 잡을 수 있고 나와 더불어 상대방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진정한 의미의 사랑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만이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같은 소설의 비련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는 소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에서 사랑한다는 것은 타인과 일치하는 것이고, 상대방 속에서 신의 불꽃을 발견하는 일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본다면 사랑이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연극 <그 남자 그 여자>는 수년 전부터 보고 싶었던 공연이었는데, 뒤늦게나마 볼 수 있어 좋았고, 소극장 공연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 앞자리에 막 100일 된 커플이 있었는데 연극 속 이야기처럼, 이 연극이 롱런하는 것처럼 사랑도 롱런하기를 바란다.



 

사진과 영상 촬영을 할 수 있는 댄스타임이 있어서 흥겨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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