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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Sep 08. 2022

신도림역의 비둘기

창작시



신도림역의 비둘기




신도림역에 올 일은 많지 않다

그러나 어쩌다 일이 생기면

2호선 열차를 타고 신도림역에 내린다


오랜만에 방문해도 늘 한결같은 신도림 역 앞 공원

그곳에서 난 늘 수많은 검은색 비둘기를 맞이한다

도시의 불청객 취급받는 검은색 비둘기는


분노와 우울과 좌절로 상처받은 젊은 방문객을 위로한다

이 더운 날 여전히 공원을 드나드는 여린 날갯죽지와 발걸음이

차디찬 현실에 지쳐가는 이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가끔 보이는 평화의 상징 흰 비둘기가 한 둘 나타날 때

검으나 희나 서로 배척하지 않고 어울리는 저 비둘기처럼

사람도 그럴 순 없는 걸까?

한낮의 고요는 어지럽던 마음을 가라앉힌다


신도림역에 내 삭막한 마음을 놓고 간다

고마워 신도림역의 비둘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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