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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Sep 29. 2022

Over the rainbow

영화 <오즈의 마법사>와 무지개 너머로

 '캔자스 외딴 시골집에서 어느 날 잠을 자고 있을 때~'로 시작하는 만화영화 <오즈의 마법사> 주제가. 도로시가 겁쟁이 사자,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과 모험을 떠난다는 설정에 무척 재밌어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아련한 추억이 있어서인지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수록된 Over the rainbow를 더욱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다. 무지개 너머의 아름다운 나라를 꿈꾸는 가사와 신비롭고 달콤한 멜로디가 환상의 세계에 머무르는 느낌을 주는 것 또한 좋았으니깐.


 대학생 때 즐겨 들었던 이 곡은 애니메이션 <피터팬>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동화 <파랑새>나 <미오, 나의 미오>를 떠올리게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의 고단함을 잊는 데 제격이다. 노래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잿빛투성이의 현실이 낭만적인 무지개색으로 채색되는 듯한 비현실감을 느끼게 해 준다. ‘무지개’, ‘하늘’, ‘별’, ‘구름’, ‘자장가’, ‘레몬 사탕’, ‘파랑새’와 같은 단어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꿈을 꾸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별에게 소원을 빌 거라는 노래 가사처럼 나도 이 곡을 들으며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게 된다. 아주 아주 좋은 사람과 이 곡을 들으면 행복할 것만 같다. 그렇게 이 곡에 대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 ‘왜 나라도 파랑새처럼 날지 못하겠느냐’는 마지막 가사처럼 언젠가 나도 그렇게 행복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런 희망과 기대가 있기에 아무리 현실이 힘들고 어려워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얻는 게 아닐까?


 대학생 때 미니홈피 메인에 가수 비의 ‘카시오페아’라는 곡의 한 구절인 ‘어릴 적 동화처럼~’을 써놓자 고등학교 친구가 방명록에 “정말 너답다”라고 써놓았었다. 동화 작가 지망생이기도 한 나는 나를 어른이라고 지칭하며 여전히 동화 같은 세상을 꿈꾸고 동심을 소중히 하지만 그런 마음이 있기에 역설적으로 더욱 굳세어질 수 있는 거 같다. 빨강머리 앤이 자신을 자책할 때 “낭만은 조금 남겨두렴, 앤”이라고 말해주었던 매튜 아저씨의 말마따나 세월에 잃어버린 우리들의 동심을 소중히 간직하고 계속해서 키워나간다면 무지개 너머 세상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굳게 믿는다.



https://youtu.be/r9JmyB5hecw 영화 <오즈의 마법사>  장면. 주디 랜드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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