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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Oct 05. 2022

슬픔을 아름답게 피워낸 음악

이루마의 'Dream'

걱정 마요 실망 마요 저 멀리서 별이 내려올 때 

울지 말고 바라봐요 내 손에 담긴 작은 별들을

쉽게 놓쳐 버릴까 봐 그만 놓쳐 버릴까 봐

걱정 말고 믿어 봐요 나의 꿈을 잊지 마요 나의 꿈을   


  

 슬픈 별빛이 반짝거리는 것 같은 느낌의 멜로디가 마음을 촉촉이 적신다. 이루마가 작곡한 이 곡, ‘Dream’이 권정생 작가의 동화 <강아지똥>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강아지똥>의 주제가란 것을 알면 음악에 대한 이해가 한층 쉬울 것이다. 동화 <강아지똥>에서 주인공 강아지똥은 보잘것없고 하찮은 존재로 취급받지만, 자신의 온몸을 녹여내서 아름다운 민들레꽃 한 송이를 피워낸다. 그렇게 자신의 온몸을 던져서 새로운 생명을 창조한다는 것이 숭고하면서도 거룩하게 느껴지며 우리가 누군가를 과연 하찮게 여겨도 될는지 의문이 드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뉴에이지 음악 ‘Dream’은 곡 전체를 통해 그런 아름다운 결실을 연주하고 있다.  

   

 그런데 왜 제목이 ‘Dream’일까? ‘꿈’이라는 명사일 수도 있고, ‘꿈꾸다’라는 동사일 수도 있다. 명사형이든 동사형이든 어떤 소망이나 바라는 상태를 나타내는 것임은 분명하다. 동네의 흰둥이가 누고 간 강아지똥은 자신이 민들레 꽃을 피워내리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을까? 달구지에서 버려진 자신이 그토록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내리라는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어쩌면 비록 차디찬 현실의 벽에 자신을 보잘것없는 초라한 존재로 여겼음에도 마음속 깊이 품고 있었던 꿈은 잊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자그마한 무의식의 힘, 그리고 꼭꼭 숨겨둔 꿈이 강아지똥이 민들레를 만나게 해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만나게 되는 필연 같은 것.    

 

 그림책으로 만들어진 <강아지똥>은 10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10만 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 딱지가 붙는데 100만 부라니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 책의 독자들은 다 어디 간 건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이렇게 작고 소중한 강아지똥 이야기를 읽은 독자들이 주변에 많을진데 왜 현실에는 혐오와 차별이 난무할까 아이러니 아닌가 싶다. 5000만 국민 중에 100만이라는 숫자가 너무 작아서일까? 초등학교 교과서에 작품으로 실리기까지 했는데 막상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강아지똥처럼 슬픔을 아름답게 피워낸 사람보다 슬픔 따위 모르고 돈이나 권력이든 한가닥 한 사람들만 칭송받는 것 같아서 동화가 더욱 서글프고 슬프게 다가온다.      


 동화는 동화여서 아름답다는 역설적인 결론을 내리고 듣는 음악 ‘Dream’은 그래서 더 슬프고 구슬프게 들린다. 쉽지 않은 세상사를 반영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러나 한편 그렇기에 더 아름답게 들리기도 하다. 손에 담은 별을 놓지 않기 위해 애쓰는 듯한 가사가, 꿈을 고이 간직하고 이루고자 노력하는 열정이 언젠가 빛을 발할 것 같만 같은 아름다운 가사가, 마음과 눈동자를 반짝반짝 빛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렇게 내 마음이 맑고 투명해지는 것만 같다.




https://youtu.be/BoF9nAyv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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