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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Nov 27. 2022

고양이를 걷어차지 마세요.

폭력의 대물림


 고양이 걷어차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사회적 지위가 낮거나 자신보다 약한 사람한테 화풀이하고 그 화풀이를 당한 사람은 자신보다 더 약한 사람에게 화풀이하고 그렇게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분노를 쏟아내다 맨 마지막에 고양이가 발로 걷어차인다는 심리학 용어. 결국, 가장 약한 자가 희생양이 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약한 자에게는 배려심과 공감력이 뛰어난 착한 사람도 해당한다. 하지만 자신보다 약한 고양이를 걷어찬 그 자들은 자신들이 나쁘다고 절대 인정 안 한다. 걷어 차인 고양이가 잘못해서, 문제가 있어서, 심지어는 인성이 개차반이어서라고 온갖 이유를 갖다 붙인다. 이런 분위기가 사회에 만연하여 조금만 힘 있거나 지위가 있거나 영향력 있는 사람은 대부분이 이런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 솔직히 그런 자들을 쓰레기라고 비판하는 나를 쓰레기라고 비난하는 그들이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나? 자신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단지, 희생양이 되어 오랜 시간 괴롭힘을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더한 돌팔매질을 가하는 사람들 말이다. 어쩌면 그게 이유가 아닐지도 모른다. 너무나도 나약하고 빈껍데기 같은 내면을 소유해서, 희생양을 도와주는 순간, 자신이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는 게 비겁한 행태를 벌이는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내면이 얇은 유리장 같은, 별 볼 일 없는 인격의 소유자인 것이다. 


 그런 사람들보다는 설사 자신이 희생양이 되더라도 다른 사람을 긍정하고 다른 사람을 칭찬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더욱 멋져 보인다. 그런 사람들이 우국지사가 되어 나라를 구했고, 세상에 많은 선행을 베풀었으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 고 신영복 작가님의 잠언집에서 시대마다 그 시대의 문맥을 고쳐나가야 한다는 글귀를 읽었다. 중세시대의 문맥은 마녀사냥이라고 한다. 아무 죄 없는 여인들을 마녀로 몰아 처형한 일들 말이다. 오늘날의 문맥은 집단 따돌림이다. 희생양 한 명으로 집단의 나머지 구성원들이 결속력을 다진다. 그리고 그들은 희생양을 자살 직전까지 몰고 가며 물어뜯는다.

 

 길가에 고양이를 보면 너무나 사랑스럽다. 한 번은 난생처음 어미 고양이가 갓 낳은 새끼 고양이를 본 적도 있다. 그런데 어떤 길고양이들은 눈빛부터가 소름이 돋을 만큼 오싹하기도 하다. 사람을 경계하는 게 눈에 선히 보인다. 두려움은 폭력을 자아낸다. 도미노처럼 대물림되는 폭력에서 누군가는 끊어내야 한다. 나보다 약한 고양이를 보호하는 자, 지켜내는 자,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짐승이 아닌 사람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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