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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Mar 23. 2023

우리 사회의 기득권이란 누구인가?

사랑으로 충만한 자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현실은 비참한데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에 불을 붙이고 상상했던 장면 속 따뜻하고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 아른거리는 그들. 부촌에 살고 권력, 외모, 지위 그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가지고 있는 그들. 그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하며 타 집단을 배척하고 자신들의 바운더리를 더욱 공고히 하는 사람들. 그들이 곧 기득권이겠지? 그들보다 내가 더 행복해, 내가 더 잘 살아는 어쩌면 자기기만이고 정신승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진짜로 그런 것일지도…


 권선징악의 전래동화를 떠올리며 사실 그들은 도덕성이 안 좋고 어딘가 결함이 있을 거야라며 마음으로 흠집 내고 싶어 질지도 모르나 실상은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는 인격까지 훌륭한 완벽한 다이아몬드 수저들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가진 것 없고 약해 빠진 데다 겁쟁이인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비참함만 엄습해 올지도 모른다. 세상은 왜 이리 불공평하냐며 한탄하며.


 미치 앨봄의 저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모리 교수는 자신들보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뽐내봤자 멸시만 당할 것이며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질투만 당한다며 뽐내기를 그만두라고 하였다. 그보다는 오로지 마음에서 우러나는 일을 하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기득권에 대한 두려움과 불행한 마음이 조금은 가실까? 그래도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남아있다면… 어떻게든 계속해서 꼭대기를 향해 올라가고 싶다면…


 사실은 진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 좋아하는 사람, 행복을 느끼는 순간을 경험해보지 못한 게 아닐까? 모리 교수님은 결국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하고 사랑받은 경험이라고 말하였다. 내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내 이웃을 사랑하고 내 주변을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으로 채우고, 매 순간 일상에서 행복을 느낀다면, 수십억짜리 고층 아파트에 살지 않아도 자신이 사는 곳이 무릉도원이지 않을까?


 우리가 외롭고 비참하고 인생이 고달프다고 느끼는 건 그 어디에서도 따뜻한 온기, 인정받는 기분, 무조건적인 사랑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일지 모른다. 어린 시절, 부모의 맹목적 사랑을 떠올린다면, 가슴 시린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린다면 가진 것 없고, 고달픈 인생일지라도 마음만은 구름 위를 걷듯 가벼웠단 걸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지만 단순히 부를 기준으로, 권력을 기준으로 사회의 기득권을 논하기 전에, 진짜 이 세상의 기득권은 온전히 나 자신과 내 주변을 사랑하고 맘껏 사랑을 주고받는 사람임을 기억할 때, 그 누구와의 비교도 필요 없이 하루하루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런 나를 누군가가 멸시하고 폄하하고 학대한다면? 사실 그 사람이야말로 가장 불쌍하고 비참한 사람이 아닐까? 자기 자신을 증오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도 증오하는 법이라고 한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은 타인도 사랑으로 대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인생에서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때는 영화 <빅 피쉬> 속 명대사처럼 인생이 걷잡을 수 없이 쏜살같이 흘러갈지도 모른다. 그럴 때 우리가 진짜 기득권이 되는 게 아닐까. 결국 우리를 구원하는 건, 사랑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일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공부를 한다. 그러니 온 마음을 다해 진실된 사랑을 하자. 아름답고 선하고 바른 인생을 살아가자.

 

 진짜 행복하고 현명한 사람은 똑똑하게 진정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어느 대중가요 노래 제목처럼 기적과도 같은 그 일, 진실한 사랑을 찾은 사람만이 인생의 진정한 승자이자 기득권이다.

영화 <빅 피쉬> 속 프러포즈 장면


인생의 사랑을 만나게 되면 시간이 멈춘다는 말은 진실이야. 그러다 다시 흘러가기 시작하면 못 잡을 정도로 빨리 지나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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